‘한국식 재료… 프랑스 디저트’ 낸 셰프 장 피에르 제스탱 “한국 시장 가보니 일등급 식재료 넘쳐”
입력 2013-01-15 18:42
‘한국식 재료를 이용한 맛있는 프랑스 디저트’. 디저트라는 말 자체가 식사 후에 음식을 ‘치운다’ ‘정리한다’는 뜻의 프랑스어 디저비흐(Desservir)에서 유래될 만큼 프랑스는 디저트 문화를 이끌고 가는 나라로 꼽힌다. 디저트의 종주국인 프랑스의 디저트를 우리 토종재료로 만든다! 침이 꼴딱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데…. 바로 제과와 초콜릿, 빙과 전문가 장 피에르 제스탱이 최근 출간한 요리책 제목이다. 2005년 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르꼬르동 블루 숙명아카데미의 제과 제빵 셰프로 한국에 머물렀던 그는 “프랑스의 전통과 한국적인 재료가 멋지게 어우러진 디저트를 알려 주기 위해 책을 출판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귀국한 제스탱은 이메일 인터뷰에서 “좋은 재료를 사용해야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식자재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한국 식자재는 상당히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그는 녹차, 제주도 감귤류, 천연소금, 딸기, 신고배 등은 어느 나라의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식자재라고 추켜세웠다.
“저는 시장에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시장에 가면 생동감이 넘치는 분위기에 저절로 힘이 생기지요. 경동시장, 남대문 시장, 동대문 시장, 노량진 시장에서 양질의 풍부한 식자재를 많이 보았습니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삼계탕을 시작으로 비빔밥, 만두, 불고기, 육원전, 생선전, 콩국수, 숯불갈비, 김치 등을 즐겨 먹었다는 그는 특히 전북 무주의 한 식당에서 먹은 한정식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반찬이 30가지가 넘는 것 같았고, 많은 산나물들이 나왔어요. 모든 음식이 한꺼번에 차려져 있고, 함께 드시는 분들이 수저를 찌개와 반찬에 동시에 넣는 것이 상당히 이상하게 여겨졌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함께한다는 친근감이 생겼습니다.”
제스탱은 “한식은 몸에 좋고, 특히 식이요법에 탁월한 음식”이라면서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요리를 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식세계화의 가능성을 높게 내다 봤다. 상차림에 대해선 한정식과 같이 한꺼번에 펼쳐놓는 것보다는 서양식과 절충하는 방법을 찾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그는 책에 담은 190여 가지의 디저트 중 국민일보 독자들에게 일반인들도 비교적 손쉽게 만들 수 있고, 저장성이 좋아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잼 3가지를 추천했다. 새콤달콤해서 단맛이 강하지 않은 사과젤리, 복분자술을 넣어 자줏빛을 띠고 청량감이 있는 신고배잼, 계피와 레몬을 넣어 특별한 맛을 살린 제주도귤잼이다. 그의 레시피는 과일의 맛을 최대한 살려주는 것으로, 사과 젤리를 넣는 것이 특징. 그 자체로도 맛있는 사과젤리는 펙틴 성분이 부족한 재료로 잼을 만들 때 넣으면 맛과 질감을 높여 준다고.
제스탱은 잼의 농도는 차가운 접시에 약간 덜어놓고 접시를 기울였을 때 잼이 흐르지 않고 빨리 굳는 정도가 알맞고, 끓는 물에 소독해 물기를 완전히 말린 병에 잼을 담아 이를 뒤집어 놓아 진공상태로 만들라고 당부했다.
제스탱이 추천하는 제철과일 잼 3
◇ 사과 젤리
<재료> 사과·물·설탕 1㎏씩, 레몬즙 50g(250g 병 6개 분량)
<만들기> ① 사과는 깨끗이 씻어 껍질째 4등분한다. ② 냄비에 사과와 물을 넣고 불에 올려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 30분쯤 더 끓여 사과를 칼로 찔러 쉽게 들어갈 정도로 익힌다. ③ 익힌 사과를 체에 담아 스키머 등 쪽으로 꾹꾹 눌러서 즙을 뺀다. ④ 물에 적신 거즈 천을 고운 채반 위에 놓고 ③의 즙을 걸러내 냉장고에 하룻밤 넣어 둔다. ⑤ 즙 1㎏에 설탕 500g을 넣고 끓인 뒤 볼에 담아 유산지로 덮은 채 1시간 동안 놔둔다. ⑥ ⑤를 고운체에 천천히 흘러내리는 방법으로 거른다. ⑦ 냄비에 ⑥과 설탕 500g, 레몬즙을 넣고 저으면서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거품을 걷어내면서 8분간 더 끓인다.
◇ 제주도 귤 잼
<재료> 귤(알맹이)·설탕 500g씩, 레몬 1개, 사과 젤리 125g, 통계피 1개, 계핏가루 2g(250g 병 4개 분량)
<만들기> ① 귤은 껍질과 흰 섬유질을 깨끗이 없애고, 알맹이를 한 쪽씩 떼서 준비한다. ② 레몬은 소금으로 깨끗이 씻은 후 얇게 썬다. ③ 냄비에 귤, 레몬, 설탕, 계핏가루, 통계피를 넣고 살짝 끓인다. ④ ③을 볼에 담아 유산지로 덮은 채 냉장고에 하룻밤 넣어둔다. ⑤ ④를 체로 과육을 걸러낸 다음 시럽만 거품을 걷어내면서 105도까지 끓인다. ⑥ ⑤에 사과 젤리와 걸러낸 과육을 넣은 뒤 센불에 올려 계속 저으면서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거품을 걷어내면서 5분쯤 더 끓인다.
◇ 신고배 잼
<재료> 잘 익은 신고배 750g, 설탕 450g, 레몬즙 25g, 복분자술 150g, 사과 젤리 150g( 250g 병 6개 분량)
<만들기> ①배는 껍질을 벗기고 2등분해 씨를 빼고 정육면체로 썬다. ② 냄비에 썬 배, 설탕, 레몬즙을 넣고 자작하게 끓인다. ③ 볼에 ②를 붓고 유산지로 덮은 채 냉장고에 하룻밤 넣어둔다. ④ 냄비에 ③을 넣고 끓이면서 거품을 걷어내고, 사과 젤리와 복분자 술을 넣고 끓기 시작하면 센불에서 5분간 계속 저으면서 끓인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