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터널 ‘밑 빠진 독’… 요금 500원 올렸지만 보전금 2배로 늘어

입력 2013-01-14 22:09

서울 서초구 우면산터널의 통행료가 인상됐는데도 서울시가 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할 재정지원금은 오히려 늘었다. 통행량 예측 잘못과 이를 토대로 한 부실계약 탓에 우면산터널이 혈세를 낭비하는 ‘밑 빠진 독’이 되고 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우면산터널 사업자인 우면산인프라웨이㈜에 보전해줘야 할 지난해분 재정지원금은 55억원이다. 전년도 28억원의 약 2배다. 우면산터널의 통행료가 2011년 12월부터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인상돼 이용자들의 부담이 늘었는데도 지원금은 되레 큰 폭으로 늘었다.

이는 시와 사업자가 최소운영수입보장(MRG) 협약을 체결하면서 터널 통행량이 예측치의 79%에 못 미치면 부족 비율에 따라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면산터널 통행량은 하루 평균 2만5105대로 예측치(4만1174대)의 61%에 그쳤다. 2011년 2만7055대에 비해 1950대가 줄었다. 개통 이후 예측치에는 못 미쳤지만 꾸준히 증가하던 통행량이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행료 인상이 원인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재정지원금이 전년에 비해 배로 늘었지만 통행료를 올리지 않았을 경우와 비교하면 25억원 가량 적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면산터널 통행료는 2015년 다시 3000원으로 인상될 예정이어서 협약 재개정 등 근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지원금 규모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시는 이에 따라 2010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약 100억원의 재정지원금 지급을 보류한 채 협약 재개정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 중이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