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글로비스 사업 확대… 물류업계선 “상생 외면” 목소리
입력 2013-01-14 21:25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물류회사들이 최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기존 물류 및 해운업계에서는 ‘일감 몰아주기’라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시스템통합(SI)업체인 삼성SDS는 지난해 통합 물류시스템 ‘첼로’를 개발, 중국·동남아에서 현지 운송업체와 연계한 물류서비스를 시작했다. ‘3자 물류(외부 전문 업체에 아웃소싱)’에 IT 시스템을 더해 최적화한 ‘4자 물류’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SDS는 이를 올해 중남미 지역으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이미 삼성전자에서 받은 물량을 서비스하고 운송은 아웃소싱하는 것인 만큼 ‘일감 몰아주기’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SDS가 이미 삼성전자 물류를 총괄해온 임원을 영입, 관련 부서도 만든 상황이어서 언제든 물류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그룹 물류업체인 글로비스는 기존 업계에 더 큰 위협이다. 기존 현대·기아차의 제품 외에도 원유 등 다양한 화물로 사업영역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현대중공업그룹 현대오일뱅크와 1조1000억원 규모의 원유 장기운송 계약을 체결했다. 반면 현대오일뱅크의 일감을 거의 도맡아왔던 현대상선은 입찰에서부터 배제돼 범현대가(家)라는 특수관계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구설에 올랐다.
글로비스는 또 지난해 말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들이 발주한 유연탄 장기운송 입찰에 참여했지만, 대형 화주의 해운업 진출을 제한한 해운법 조항에 위배돼 국토해양부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의 내부거래 비중이 86.8%에 달하는 글로비스는 이미 지난해 1∼3분기 매출이 해운업계 2위인 현대상선을 추월한 상황”이라며 “상생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