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해도 가난한 이유 있었네… 가계소득 비중↓ 기업소득 비중↑

입력 2013-01-14 18:55


20년 동안 쉬지 않고 일했는데 왜 우리 집은 여전히 가난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국민총소득(GNI)과 기업이 버는 돈은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가계로 들어오는 돈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해서 기업만 배 불리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얘기다.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김영태 팀장과 박진호 조사역은 14일 ‘가계소득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가계소득 하락률이 OECD 평균의 2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나라 가계소득 증가율은 연평균 8.5%로 GNI 증가율 9.3%를 밑돌았다. 이 때문에 GNI에서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1995년에는 70.6%에서 2011년 61.6%로 9% 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감소치인 4.1% 포인트의 두 배가 넘는다.

반면 기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올랐다. 우리나라의 GNI 대비 기업소득은 1995년에서 2011년까지 7.5% 포인트 올랐다. 반면 OECD 회원국 평균 증가치는 2% 포인트에 머물렀다.

이처럼 가계소득 비중이 줄고 기업소득 비중이 늘어나는 건 기업의 이익이 가계로 적절히 배분되고 있지 않아서다. 실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기업소득은 연평균 10.5% 늘었지만 가계 임금은 연 7.2% 상승에 머물렀다. 또 자영업자들의 영업 소득이 부진한데다가 가계부채가 늘어난 것도 가계소득 증가의 발목을 잡았다.

진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