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코리아’ 유로존 위기에도 선전… FTA 덕봤다
입력 2013-01-14 18:55
지난해 우리 수출이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자유무역협정(FTA) 날개’를 달고 선방했다. 2년 연속으로 수출 500억 달러, 무역 1조 달러를 이뤄내며 세계 8대 무역대국으로 자리 잡았다. 한·미 FTA 효과를 발판으로 한 대미(對美) 수출은 불황을 이겨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외에 신흥국 공략이 힘을 발휘하면서 무역수지는 4년째 250억 달러 이상 흑자를 기록했다.
관세청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 교역액이 1조677억 달러(수출 5481억 달러, 수입 5196억 달러)로 최종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수출은 전년(5552억 달러)보다 1.3%, 수입은 전년(5244억 달러)보다 0.9% 감소하는 데 그쳤다. 유럽 재정위기, 미국 경기침체 등을 감안하면 양호했다는 평가다.
무역액은 2년 연속 1조 달러를 넘어섰다. 국가별 교역 규모도 2011년 9위에서 지난해 8위로 뛰었다. 우리나라를 앞선 국가는 미국 중국 독일 일본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이다. 다만 무역수지 흑자는 줄었다. 글로벌 불황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힘들었기 때문이다. 무역수지는 2009년 404억 달러, 2010년 412억 달러로 상승세를 타다 2011년 308억 달러, 지난해 285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위기 속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FTA 완충효과’였다. 지난해 FTA 체결국 교역액 비중은 34.7%로 전년(27.4%)보다 7.3% 포인트 늘었다. 특히 대미 수출은 미국의 내수경기가 극심한 부진에 빠졌는데도 전년 대비 4.1% 늘어난 585억 달러에 이르렀다. 지난해 3월 발효한 한·미 FTA 덕이다.
유럽 수출도 한·EU FTA가 가파른 하락세를 막아줬다. 지난해 수출은 494억 달러로 전년보다 11.4% 줄었지만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 이후 유럽 경기가 바닥이라 수출 걱정을 많이 했었다”며 “FTA가 유럽 수출을 보완하고 미국 수출을 이끌면서 전체 수출 감소 폭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적극적으로 개척해온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 신흥시장이 힘을 보탰다. 정부와 국내기업은 미국, 중국 등 일부 국가에 쏠려있는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동안 흘린 땀이 위기 때 빛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싱가포르 수출은 229억 달러로 전년보다 9.9% 증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요르단으로의 수출도 각각 31.0%, 21.6%, 14.0%나 늘었다. 대중 수출은 전년 대비 0.1% 늘어난 1343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이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567억 달러 수출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수출품목 1위’에 올랐다. 승용차(424억 달러)와 자동차부품(246억 달러)도 각각 3.6%, 6.6% 늘어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2011년 수출 1위 품목이었던 선박은 업황 부진에 30.1%나 급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