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째 스모그… 숨막힌 중국
입력 2013-01-14 18:44
베이징 등 중국 중부지방을 뒤덮은 극심한 스모그 현상이 나흘째 계속되면서 공기청정기와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리고 호흡기 환자가 급증하는 등 ‘스모그 신드롬’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언론은 현재 ‘5부제’로 실시되는 차량운행 제한을 ‘홀짝제’로 바꾸도록 촉구하고 나섰고 베이징시 당국은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하고 있다.
베이징시는 지름 2.5㎛ 이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14일 오후에도 300㎍/㎥ 이상을 기록해 ‘심각한 오염 상태’를 보였다. 앞서 베이징시 기상대는 13일 기상예보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스모그 ‘오렌지 경보’를 발령했다. 오렌지 경보는 가장 높은 단계의 오염 상태를 뜻한다. 초미세먼지는 코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 깊숙이 박히기 때문에 오래 노출되면 폐암이나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위험성이 높다.
베이징 시내 바이성(百盛) 백화점에서는 지난 며칠 동안 1만 위안(약 170만원)이나 하는 고가 제품인 공기청정기를 찾는 고객 숫자가 세 배가량 늘어났다. 베이징 아동병원에서는 지난주 외래 환자의 30%가 호흡기 질환 환자였다.
신경보(新京報)는 “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은 줄이면서 차량 배기가스는 그대로 두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당국은 차량 2부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당국은 관용 차량의 운행을 중단하고 먼지를 대량으로 일으키는 건설 공사장의 작업을 제한해 28곳이 작업을 멈췄다. 베이징 현대자동차도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해 하루 동안 공장 라인을 세웠다. 네티즌들은 “마음 놓고 숨도 못 쉬게 하면서 ‘아름다운 중국’을 말하는가”라고 성토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