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잃은 목소리 다시 찾은 성악가 김인주씨] “너무 큰 은혜… 남은 삶 주님 뜻대로 살겠다”

입력 2013-01-14 18:23


소프라노 김인주(44)씨가 오는 24일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감사’의 독창회를 갖는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라는 타이틀 아래 ‘빛이 없어도’ ‘얼마나 아프셨나’ 등의 성가곡들을 연주한다.

그는 “성악가로서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최악의 상황까지 갔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면서 “진심으로 감사하는 뜻에서 독창회를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음대 성악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나 레스피기 국립음악원과 페스카라 국립아카데미를 마친 촉망받는 성악가였다. 이탈리아 주요 도시에서 하이든의 ‘천지창조’ 중 천사장 가브리엘 역으로 공연하며 ‘천상의 소리’라는 찬사도 받았다.

99년 귀국해 목원대에서 강의하며 2차례 성가독창회를 가진 그에게 혹독한 고난과 시련이 닥쳐왔다. 개인적으로 불행한 일을 겪으면서 더 이상 소리를 낼 수 없게 된 것. 모태신앙인 그는 다시 소리를 낼 수 있게 인도해달라며 40일 작심기도를 세 차례 연속으로 드렸다.

2003년 기도 끝에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밟고 있던 친구를 찾아갔다. 선글라스 판매원, 레스토랑 서빙, 세탁소 종업원 등 닥치는 대로 일하면서 비록 개미 같은 소리였지만 기회 있을 때마다 사람들 앞에서 찬양을 했다.

친구를 통해 줄리아드 음대에서 세계적 성악가들을 가르치다 은퇴한 엘렌 폴 교수를 만났다. 그런데 그는 “당신은 너무 슬픈 얼굴을 갖고 있다”며 가르쳐주지 않다가 2년 만에 제자로 받아줬다. 4년간 성악의 기본부터 다시 배웠는데, 놀랍게도 목소리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기쁘고 감사한 마음에 찬양섬김학교를 세우고 찬양사역을 가르치다 폴 교수가 별세한 뒤인 2009년 3월 귀국했다.

신학에 대한 갈증을 느낀 그는 한세대 신학과 평생교육원에서 1년간 공부한 뒤 한세대 영산신학원 목회학 석사과정에 정식으로 입학했다. 음악이 전부였던 그에게 신학공부는 넘을 수 없는 산처럼 보였지만 3년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다. 가을 신학공부를 무사히 마치게 해주신 것을 미리 감사드리자는 마음에 지난해 가을 100일 철야 작정기도도 드렸다.

지금 그는 서울시립대에 출강하며 여의도순복음교회 4부 예배 성가대 솔리스트와 구로순복음교회 2부 예배 성가대 지휘자로 봉사하고 있다. 그는 “감사하고 또 감사해도 다 하지 못할 정도로 큰 축복을 받았다”면서 “주님이 이끄시는 대로 왔으니 앞으로도 주님 뜻대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송세영 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