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대위 첫 일정은 ‘참회 행보’

입력 2013-01-14 19:04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민주통합당이 첫 일정으로 14일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며 대국민 ‘참회 행보’에 나섰다. 그러나 전날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의원단의 참배 총동원령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127명 의원 가운데 3분의 1 정도만 행사에 참석했다. ‘3개월짜리 시한부’ 비대위의 추락한 위상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문 위원장과 김원기 권노갑 정동영 상임고문 등은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즉석에서 ‘사죄의 삼배(三拜)’를 올렸다. 문 위원장은 “1배는 대선 패배 사죄, 2배는 왜 졌는지에 대한 반성, 3배는 거듭나겠다는 각오”라고 설명했다. 그는 참배 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 “저희에게 혹독한 회초리를 들어 달라”며 “잘못을 제대로 짚어야 고칠 수 있고 혁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60년 정통 야당이라는 자랑스러운 역사만 빼고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용득 비대위원은 “127명이 한마음이 돼야 하는데 현충원에 많이 모이지 않았다. 민주당을 대표할 만한 의원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문 위원장이 당황해 “연락을 못했거나 외국에 있어 불참했을 것”이라며 “개인 의사를 표시하는 건 좋은데 불쑥 얘기하면 이견으로 비친다”고 수습했지만 첫 회의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비대위는 국립4·19민주묘지를 방문해서도 삼배를 올렸으며 15일 광주, 16일은 영남에서 ‘회초리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국회 인사청문위원이기도 한 박홍근 비대위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인천지법 부천지원장 시절 위장전입을 했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은 “이 후보자가 1995년 6월부터 5개월간 당시 새로 분양받은 경기도 분당 아파트의 양도소득세 부과를 피하려고 서울에 살던 가족들과 세대를 분리해 본인만 위장전입했다”고 밝혔다.

손병호 김아진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