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석 “개인 비리 아닌 복잡한 사안 생겨 사퇴”
입력 2013-01-15 00:54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13일 돌연 물러난 최대석 외교국방통일분과 전 인수위원이 지인들에게 “개인비리가 아니고 좀 복잡한 사안이 발생해 그만뒀다”는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복잡한 사안’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 제기됐던 비리 연루설은 강력히 부정한 것이다. 최 전 위원은 이틀째 휴대전화를 꺼 놓았다.
최 전 위원이 사퇴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그 배경을 둘러싼 의문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인수위에는 온갖 억측이 난무했다. 노무현 정부의 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인사 등 친노(親盧렬3鍮デ?계 쪽을 최근 접촉하며 새 정부의 통일부 운영에 대한 자문을 구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의혹이 새로 제기됐다. 앞서 대북정책 노선을 둘러싼 내부 알력과 그에 따른 숙청설, 금전적 비리 연루설, 자녀의 병역기피설, 국가안보실 신설에 관한 언론보도 책임 추궁설, 새 정부 통일부 장관 자리를 노린 경쟁자 측의 음해성 투서설, 심지어 과로로 인한 건강악화설까지 하나같이 확인되지 않은 설(說)이 나돌기도 했다.
불필요한 혼선을 방지하겠다던 인수위는 여전히 사퇴 이유를 밝힐 수 없다고 고집해 혼란을 부채질하는 형국이 됐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최 전 위원이 사퇴한 건 일신상의 이유여서 추가로 말씀드리지 않는 것이 도리다.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전날과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취재진이 질문을 쏟아냈지만 “일신상의 이유”란 답변만 반복했고 “소정의 사퇴 절차를 밟았다”고 짧게 말했다. 이 과정에서 기자들이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내부 갈등설은 대북문제에서 ‘비둘기파’인 최 전 위원과 ‘매파’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고 파워게임에서 밀려 인수위를 떠났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그가 박 당선인의 대북정책을 8년 전부터 자문했고 최근에는 최 전 위원과 가까운 홍용표렝訣ㅉ?교수가 인수위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근거가 빈약하다는 지적이다. 외교국방통일분과 김장수 간사는 기자들과 만나 “윤병세 위원이나 내가 알력을 만들 사람인가. 그런 일은 절대 없다”며 “사퇴 전까지 열심히 일하셨던 분이다. 나도 사퇴 이유가 궁금하다”고 갈등설을 부인했다. 최 전 위원이 사퇴 결심을 굳힌 뒤 눈물을 흘렸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김 간사는 “눈물을 직접 봤느냐”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최 전 위원이 인수위를 떠나면서 “내가 잘못한 건 아니지만 책임지기로 했다. 차차 이유를 알게 될 것”이란 발언을 남겨 친렝光?등 주변 문제 아니냐는 추측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인수위원이 돌연 사퇴했는데도 배경을 ‘밀봉’한 인수위는 불통(不通) 오명에 한 획을 더 그었다. 차기 정부의 외교럽類舊ㅓ??성안하는 인수위원이 그만뒀는데도 국민들에게 그 이유를 전혀 설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밀실레克응貫玲?기사거리를 검열하는 깜깜이 인수위”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