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황홀]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

입력 2013-01-14 18:28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Robert Frost(1874~1963)

그날 아침 두 길은 똑같이 놓여 있었습니다

낙엽을 밟고 간 흔적은 없었습니다

아, 나는 훗날을 위하여 한쪽 길은 남겨두었습니다

어느 길이든 길은 계속 이어져 있음을 알기에

내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걱정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어디선가 나는

한숨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나 있었노라고, 그리고 나는-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로 말미암아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4개의 연으로 구성된 로버트 프로스트의 명시 ‘가지 않은 길’의 뒷부분 2연이다.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이 시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독자들의 마음을 흔든다. 숲 속 두 갈래 길을 멀리 내다보는 정일(靜逸)함과 선택의 역동감이 짜릿하게 부딪친다. 시는 겉으로 보기에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나 회억(回憶)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것에만 머무르지는 않는다.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한 강렬한 의지와 먼 미래에 대한 기대가 행간에서 분출되고 있다. 이 시를 미련이나 그리움으로만 본다면 ‘I shall be telling∼ages hence’의 두 행이 보여주는 운율의 감미로움과 돌연한 긴장감은 설명하기 어렵다.

이 세상의 길은 언제나 선택의 문제이고,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회한은 오늘의 삶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만든다. 그러므로 ‘가지 않은 길’은 미지의 삶에 대한 메타포다. 이 세상 모든 행자들에게 바치는 헌시다. 그대, 2013년을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임순만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