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이병완 교수팀, 신개념 당뇨병 치료제 개발했다

입력 2013-01-14 17:51


당뇨는 말 그대로 혈액 속에 당분이 많아져(고혈당) 오줌으로 배설되는(요당) 병이다. 대개 인슐린 호르몬 의존형(선천성)과 비의존형(성인형)으로 나눈다. 따라서 치료법도 인슐린 분비 정도에 따라 선택하는 게 정석처럼 돼 있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혈당을 낮추거나(혈당강하제), 부족한 인슐린을 외부에서 보충해주는 방법(인슐린 주사, 펌프)이 그것이다.

당뇨병 치료에 대한 이런 통념을 바꾸는 새 치료법이 국내 산학 공동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병완(사진) 교수팀은 애경그룹 산하 바이오기업 ㈜네오팜 윤선주 박사팀과 함께 단세포군항체를 이용한 신개념 제2형 당뇨병 치료제 ‘NPB112’를 개발, 동물실험을 진행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NPB112는 한마디로 단세포군항체를 이용한 ‘바이오의약품’이다. 단세포군항체란 면역세포나 암세포의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표면항원 단백질만 타깃으로 삼아 찾아다니며 저항하는 일종의 ‘게릴라’ 항체를 가리킨다. 또 바이오의약품은 그 항체를 사람 몸에 주사했을 때 부작용 없이 주 표적지의 항원 단백질을 찾아가 포획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발휘하도록 만든 약을 말한다.

NPB112는 우리 몸에서 혈당을 낮추는 일을 하는 인슐린과 반대로 혈당을 올리는 작용을 하는 글루카곤(항원)에만 달라붙는 단세포군항체다. 따라서 NPB112를 당뇨 환자의 혈관에 주사하면 췌장, 간 등 글루카곤을 생산하는 곳을 찾아가 결합하는 항원항체반응이 일어난다. 결국 글루카곤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참고로 인슐린은 췌도(膵島)의 베타세포에서만 생산되지만, 글루카곤은 췌도의 알파세포와 간에서도 만들어진다.

이 교수는 “공복혈당이 152㎎/㎗인 당뇨병 쥐에게 NPB112를 한 번 주사하자 혈당이 금방 122㎎/㎗로 떨어지는 변화가 일어났다”며 “현재 원숭이 등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유효성 및 안전성 평가시험을 통해 이를 재확인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온라인 과학전문 학술지 ‘공중과학도서관(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