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산후 우울증과 갑상선

입력 2013-01-14 17:51


산후우울증은 출산으로 인해 생기는 여러 후유증 가운데 하나다.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될 정도로 심각한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를 낳는 것은 여성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 구성원 전체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신성한 축복인데, 일부 산모들이 이렇게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 이유는 과연 무엇 때문일까.

우선 임신과 출산 과정이 한 아이의 엄마가 되는 소중한 경험이긴 하지만, 동시에 정신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임신과 출산은 임산부의 체력과 에너지를 고갈시켜 육체적으로도 큰 고통을 수반한다. 출산 전후의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인해 신체적인 변화와 더불어 정서적으로 불안해지기도 쉬운 까닭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 많은 산모들이 출산 후 일시적으로 무기력증이나 약간의 우울증을 겪는다. 산모라면 누구라도 출산 후 통상적으로 겪는 변화다. 보통 산후 2∼3개월 동안 기초체력을 회복하면서 우울한 감정도 자연스럽게 극복하게 된다.

문제는 모든 산모들이 이를 자연스럽게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심지어 2∼3개월간의 산후조리기간 중 산후우울증이 병적으로 발전, 더 심각해지는 경우까지 있다. 바로 갑상선기능이상이 병발하는 경우다.

갑상선기능이상은 건강한 여성의 경우에도 출산 후 일시적으로 흔히 겪는 증상이다. 또 대부분 일시적인 산후우울증과 같이 자연히 회복된다. 하지만 과거에 갑상선질환을 앓은 병력이 있거나 갑상선에 대한 면역항체를 갖고 있는 경우엔 시간이 지나도 잘 낫지 않고 되레 병적인 갑상선기능 항진증 또는 저하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때는 산후우울증 역시 계속해서 악화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임산부라면 출산 후 한 번쯤 갑상선기능 검사가 필요한 이유다.

단, 관련 검사를 받을 때는 갑상선기능을 평가하는 호르몬(TSH, T4, T3) 수치의 변화 측정 외에도 임신 전후 많이 생기는 그레이브스병이나 하시모토 갑상선염 진단에 도움이 되는 면역항체검사를 동시에 해보는 것이 좋다. 검사 상 갑상선호르몬 수치가 정상이라고 하더라도 비정상적인 면역항체를 갖고 있을 수 있고, 그로 인해 산후우울증으로부터 쉽게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방에선 이 경우 갑상선기능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경우(항진증)와 낮은 경우(저하증)로 나눠, 적절한 한약과 침 시술을 처방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체질적으로는 갑상선기능 저하증과 산후우울증이 병발하는 경우는 태음인과 소음인에게 흔하다. 반면 갑상선기능 항진증에 의한 산후우울증은 태양인이나 소양인에게 주로 발생한다.

산후우울증도 때로는 타고난 체질과 갑상선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처방을 구해야 쉽게 물리칠 수 있다.

차용석 행복찾기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