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미셸 리 공교육정책 ‘바람’ 교사평가제 38개州 도입

입력 2013-01-14 18:39

미국 공교육 개혁 전도사로 꼽히는 한국계 미국인 미셸 리(43) 전 워싱턴DC 교육감이 최근 전국적 지명도를 지닌 인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리 전 교육감은 워싱턴DC 교육감 재직 시절 당시로선 획기적이던 교사평가제를 전격 도입, 무능교사를 퇴출시키면서 뜨거운 찬반 논쟁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2년여 전 사퇴한 뒤 한동안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에서 사라졌던 그가 최근 미 교육계는 물론 정계에서도 오프라 윈프리급의 주목받는 인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는 2010년 10월 교육감에서 물러난 뒤 교육단체 ‘스튜던츠퍼스트(StudentsFirst)’를 조직했다. 이는 과거 교육감 시절 자신이 추진했던 ‘학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교육’을 미 전역에 뿌리내리도록 하자는 취지로 만든 단체다. 급진적인 정책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보수와 진보진영 모두 그의 정책을 환영하고 있다. 2009년 당시 교원노조 등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던 리의 교사평가제는 현재 미국 38개 주 교육당국이 이를 시행하고 있거나 도입할 계획이라고 WP는 전했다.

리가 설립한 ‘스튜던츠퍼스트’는 2010년 10월 설립 이후 10개월 만에 760만 달러를 모금했고, 2016년까지 1억5000만 달러의 모금을 목표로 하는 거대한 교육단체로 떠올랐다. 그는 지난 11월 대선과 함께 치러진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민주·공화 등 당의 색깔을 떠나 스튜던츠퍼스트 운동을 지지하는 상당수 정치인들을 지원해 당선시키는 등 정계에도 무사할 수 없는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리는 최근 MSNBC의 ‘모닝 조’ 등 방송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했고, 자신의 저서 ‘래디컬(Radical)’ 홍보를 위한 전국 순회에도 나설 예정이다.

그의 교육 철학은 명료하다. 어린이는 가난, 결손가정 등 주어진 환경과는 상관없이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학생들의 성적, 인품 향상 등 성취도가 낮다면 이는 무능한 교사 또는 팽배한 관료주의 때문으로, 철저한 성과주의만이 개혁을 이끌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런 급진적 정책은 적을 만들기도 한다. 교원노조와 일부 교육학자들은 리의 정책은 사회적 요인을 무시한 것이며, 교사들을 희생양으로 만들 뿐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랜디 와인가르텐 미국교사연합(AFT) 회장은 “리는 유명 인사가 되는 데는 성공했지만,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 보여주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