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엔低에 적극 대응”… 이례적 공식 구두 개입
입력 2013-01-14 21:44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일본의 무차별 ‘엔화 찍어내기’에 경계감을 표시하며 공식 구두개입에 나섰다. 중앙은행 총재가 환율문제에 대해 직접 개입의사를 밝히기는 이례적이다.
김 총재는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엔화 가치 하락 등으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스무딩 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미세 조정)이나 외환건전성 조치 등으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그동안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연이은 경기부양으로 엔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커지자 적극 개입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김 총재가 직접 규제를 의미하는 외환건전성 조치를 언급한 것은 시장에 던진 경고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 총재는 또 “새 정부가 경기 부양 등 완화적 재정정책을 펼 경우 통화정책이 함께 간다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에 큰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원 오른 1056.1원으로 거래를 마쳤지만, 원·엔 환율은 5.05원 떨어진 1178.68원(외환은행 고시기준)을 기록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