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시편] 뱀처럼 지혜롭게, 비둘기처럼 순결하게

입력 2013-01-14 17:41


한국교회 어느 대표 기관에서 조용기 목사님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것을 놓고 논란이 많았다. 물론 조 목사님은 수백년 만에 한 명 나올 만한 세계적인 영적 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지구를 115바퀴나 돌며 사랑과 평화의 복음을 전한 분이다.

또한 국제 구호기관인 굿피플을 세워 전 세계 기아 난민 구호에 힘쓰고 심장병 어린이 무료 수술을 통해 어려운 이웃의 친구가 되어 온 분이다. 북한 심장병 환자를 돕기 위해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평양조용기심장병원도 건립 중에 있다. 어떤 면에서 조 목사님의 노벨상 후보 추천은 당연한 일이며 후보 자격이 충분하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시기와 때가 있다. 특별히 중대한 일일수록 신중하고 치밀해야 한다. 정말 조 목사님을 위해 추진하려 했다면 먼저 심도 있는 사전 분석과 전략적 로드맵을 세운 뒤 추진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 노벨상 후보 추천은 성급하고 충동적인 면이 있었다. 그래서 추천하려는 단체의 의도와 관계없이 결과적으로 보면 조 목사님 개인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또 한번 안티 기독교의 공격 대상이 되는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설사 후보를 추천한다 하더라도 기독교 단체보다는 일반 사회단체를 통해 추천하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상생적인 전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후보자 추천 과정에서 조 목사님 개인 의중이나 뜻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일방적 추천을 했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그런데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번 논란이 빚어졌을 때 나타난 시민단체와 안티 기독교의 반대를 위한 반대와 빈정거림의 공격 행태다. 물론 자유민주주의 사회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 그러나 조 목사님이 기독교를 대표하는 지도자라고 해서 무조건 반대하거나 개인 신상과 인격에 흠집을 내는 조롱, 막말 행태 또한 마땅히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물론 조 목사님이 성자가 아니기에 크고 작은 흠집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한평생 다 바쳐 사랑과 평화를 실천한 지도자에게 너무 것 아닌가.

남북한도 이념은 다르지만 올림픽 경기를 할 때는 한 마음으로 서로를 응원한다. 고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을 때도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향해 미안함을 표시했고 북한에서도 수상에 대해 폄하하거나 공격하지 않았다. 하물며 같은 민족 구성원으로서 이토록 가혹한 조롱과 비난을 가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고질적인 음해와 시기, 분열과 이간계의 병폐라고 할 수밖에 없다. 저 넓은 중국 대륙의 수많은 문학자들이 함께 노벨상 추천자를 흠집내고 공격했다면 어떻게 모옌이 노벨상을 받을 수 있었겠는가. 이웃나라인 일본도 극한 대립과 갈등을 하다가도 국가적 위기가 오면 민족적으로 단결하고 화합한다. 우리 민족은 왜 시기와 갈등, 분열적 사고의 고질병을 고치지 못하는가. 왜 민족적 단합이 부족한가.

앞으로도 매사에 감정적 대응을 하면 기독교계가 아닌 다른 불교계나 사회단체에서도 후보를 자유롭게 추천하겠는가. 설사 비판을 하더라도 인격 모욕적 막말과 음해성 반대가 아닌 건설적 비판을 해야 한다. 노벨 평화상 자격 문제를 개인 가족과 교회 문제로까지 연결해 공격하는 것은 균형감을 잃은 악의적 공격의 발로일 뿐이다. 논란은 그쳤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다시 한번 깨달아야 한다. 세상을 향해 머리는 뱀처럼 지혜롭고, 가슴은 비둘기처럼 순결해야 한다는 것을.

<용인 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