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불산이어 상주서 염산 다량 누출, 주민이 신고… 공장측 사고 은폐
입력 2013-01-14 00:41
지난해 9월 경북 구미시 4공단 불산 유출 사고 3개월여 만인 지난 12일 경북 상주시의 한 공장에서 염산이 다량 누출됐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공장 측이 염산 누출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 공장은 2010년 10월 23일에도 폭발사고가 발생해 직원 1명이 다쳤다.
경북 상주경찰서는 13일 상주시 청리면 웅진폴리실리콘㈜ 상주공장에서 전날 발생한 염산 누출 사고와 관련, 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사고 원인과 관리소홀 여부, 은폐 의혹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오전 11시1분 공장 인근 주민 김모(57)씨가 “공장에서 연기가 난다”며 상주소방서에 신고했다. 하지만 공장 측의 사고 발생 신고는 없었다. 사고 발생은 주민 신고보다 3시간30여분 이른 오전 7시30분쯤으로 파악됐다.
공장직원 A씨는 “염산 탱크가 파손돼 오전 7시30분쯤 연기가 조금씩 나왔다”며 “오전 10시 이후부터 누출된 염산이 물, 공기 등과 반응해 염화수소로 바뀌면서 흰 가스가 많이 생겼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A씨 등은 자체 수습한다며 소방서 등에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상주시가 주민 대피령을 내리기까지 몇 시간이 걸렸다.
상주시는 사고 공장 주변 4개 마을 주민 760명을 인근 용운중학교로 대피시켰다. 대기오염 측정 결과 마을은 오염되지 않아 오후 주민 대피령은 해제됐다.
소방 당국은 염산 탱크와 배관을 연결하는 밸브 부위가 강추위로 금이 가면서 탱크 안 염산 200t의 상당량이 누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태양광 핵심 소재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이 공장은 6개월 전부터 가동이 중단되면서 공장 직원은 현재 20여명이다. 공장 내 여러 저장 탱크에는 염산, 불산, 황산 등 유독성 화학물질이 보관돼 있다.
상주=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