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광역자치단체장에게 듣는다-유한식 세종시장] “과학비즈니스벨트·내포신도시와 상생협력 필수”

입력 2013-01-13 19:39


옛 연기군민들이자 현재 세종시민들은 유한식(63) 세종특별자치시장을 ‘세종시 지킴이’라고 부른다. 유 시장이 연기군수였던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계획을 수정하려고 하자 반대에 앞장섰다. 세종시 원안을 지키기 위해 유 시장은 삭발·단식농성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금의 세종시는 유 시장의 희생적 노력에다 여·야 정치권, 충청권이 똘똘 뭉쳐 탄생했다. 유 시장은 13일 국민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세종시는 세종시민만의 도시가 아니다. 국가가 만든 시로 국민 모두의 시다. 이젠 대전과 충남·북이 세종시와 함께 상생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시장은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농업기술센터 소장, 연기군수를 지낸 데 이어 마침내 광역단체 세종특별자치시 초대시장에 당선됐다. 영원한 충청인 유 시장의 새해 구상을 들었다.

-지난해 시정을 평가하면.

“세종시가 출범한 지 벌써 6개월이 지났다. 시의 기반을 닦기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부족한 점도 없지 않았다. 시민들의 욕구는 상당히 큰데 법적, 제도적 장치가 미흡해 이를 충족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예산 확보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세종시의 미래는.

“정부부처 이전이 완료되는 2015년 행복도시 인구는 15만명, 세종시 편입지역을 포함한 전 지역의 인구는 70만∼80만명을 예상하고 있다. 명실공히 대한민국 행정중심도시로 발전할 것이다. 행복도시 인구는 2020년 30만명, 2030년 50만명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는 세종시 출범의 실질적 원년이다. 새해 시정운영 방향은.

“누구나 살고 싶은 명품 세종시 건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명품도시 건설의 기초를 다지는 매우 중요한 한 해다. 지난해 구상했던 계획을 본격 추진한다. 세종시는 서울 전체 면적의 4분의 3 정도이고 중앙행정기관 등이 들어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는 그 중 17%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83%가 예정지역이 아닌 편입지역이다. 행복도시만큼이나 편입지역도 중요하다. 편입지역 주민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지역 균형개발에 주력하겠다. 또한 자족기능 확충을 위한 투자 유치에 행정력을 쏟을 생각이다.”

-지역 균형개발을 위한 구체적 복안은.

“세종시를 5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맞춤형 개발전략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균형발전 지원 조례’ 제정을 통해 사업 선정기준을 마련하고 안정적 재원 확보를 위해 ‘균형발전 특별회계’를 마련할 것이다. 균형개발을 위한 체계적인 활동을 위해 균형발전위원회도 구성할 방침이다.”

-세종시청이 예정지역으로 이사하면 조치원읍의 공동화가 우려되는데.

“그래서 지역별 특성화 전략 및 권역별 맞춤형 개발이 필요하다. 올해는 예정지 중심으로 기반을 다지는 데 역점을 두고 시정을 꾸려 나가겠다. 행복도시 예정지역과 편입지역인 읍면지역의 균형 있는 발전계획 수립에 공을 들이겠다. 예정지역은 건설계획에 따라 차질 없는 사업추진으로 국가균형발전을 뒷받침하는 행정중심도시로 육성한다. 읍·면지역은 예정지 6개 생활권과 조치원읍 등을 통합하는 도시계획을 수립해 특성에 맞는 개발정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불균형문제 해소와 조화로운 발전을 도모하겠다.”

-세종시 자족기능 확충 방안은.

“현재의 세종시특별법은 세종시의 자족기능 확충과 자립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지 않다. 법적지위, 관할구역, 재정특례 등만 간략히 기술돼 있을 뿐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세종시특별법 개정안이 빨리 처리돼야 세종시의 자족기능 확충이 가능한 만큼 조속한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세종시에 주택은 물론 의료, 문화, 편의시설 부족으로 입주민들의 불편이 큰데.

“세종시 인구가 지난 11월 말 현재 11만 명을 넘어섰다. 정부의 세종시 수정 추진 논란으로 주택과 교통시설 설치가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하지만 첫마을 아파트 6만5020가구가 이미 분양됐다. 이어 새해 정부세종청사 주변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이 완공될 경우 주택난이 크게 해소될 것이다. 최근 이주 공무원들의 생활불편 해소를 위해 빈방 알선운동, 카풀제 운영, 시내버스 노선 증설, 외식업소 친철서비스 자율실천 등을 추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외부 이주민과 원주민과의 대통합 방안은.

“과거부터 지역을 지키며 살아온 원주민과 새로운 도시 조성으로 뜻을 품고 지역으로 들어온 이주민과의 소통, 예정지와 읍·면 지역 거주자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앞으로 마을단위별 또는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주말농장, 문화예술 전시회, 족구대회 등 문화체육행사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과학비즈니스벨트와 내포신도시와 협력 방안은.

“세종시는 대한민국 세종시다. 대전과 충남·북이 상생 발전해야 한다. 과학벨트는 세종시와 연계해 결정된 사업이다. 공동발전 차원에서 서로 협력해 나가고 세종시도 기능지구로서 역할을 활성화하겠다. 내포신도시는 충남도의 서해안시대와 균형발전의 축으로 세종시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세종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세종시가 세계적 명품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선 행정기관의 힘만으론 불가능하다. 결국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세종시의 미래를 좌우하는 열쇠라고 생각한다. 시민들은 그동안 세종시 사수를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단결했다. 대한민국의 중심도시에 산다는 자부심으로 희망찬 명품도시 건설에 적극 동참해줬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당부드린다.”

세종=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