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출범 일주일] 문희상 체제는 ‘올드 스타일’

입력 2013-01-13 19:10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비대위원 7명을 임명하면서 본격적인 비대위 활동에 나섰다. 하지만 인선 내용이 참신하지 못하고 ‘새 출발’을 상징하는 비대위의 첫 사흘간 일정에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활동이 지나치게 많아 ‘올드 스타일’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 위원장은 비대위원에 3선의 설훈(경기도 부천 원미을) 김동철(광주 광산갑), 재선의 문병호(인천 부평갑), 초선의 박홍근(서울 중랑을) 배재정(부산·비례대표) 의원, 이용득 전 최고위원, 오중기 경북도당위원장을 임명했다.

설 의원은 고 김근태 상임고문 계열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핵심 멤버다. 대선 경선 때 각각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 캠프에 몸담은 김·문 의원은 대표적 비노(非盧·비노무현)계 인사다. 당 청년위원장 출신인 박 의원과 언론계 출신의 배 의원은 초선 의원 그룹을 대표하며 범친노(親盧·친노무현)계로 분류된다. 한국노총 출신의 이 전 최고위원은 노동계, 오 위원장은 영남 배려 차원이다.

친노 직계는 없지만 여전히 계파 안배 성격이 짙고, 또 참패 지역 중 하나인 충청 출신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당내 다수인 주류와 대선 선거대책본부 출신을 인위적으로 배제하다 보니 능력 있는 인사들이 더 많이 기용되지 못했다는 불만도 있다. 비대위원은 문 위원장, 박기춘 원내대표, 이날 인선된 7명 등 당내 인사 9명에 외부 인사 2명이 추가될 예정이다. 문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당을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 수준으로 혁신하겠으니 살려 달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출범 첫날인 14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와 고 김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예방, 국립 4·19민주묘지 참배 등을 한다. 전국 ‘민생 버스투어’가 시작되는 15일은 광주로 내려가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재래시장을 방문한다.

16일은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해 고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뒤 한진중공업 등을 방문한다. 하지만 50·60대와 중도층 등을 겨냥한 지지층 확대 행보가 아니라 여전히 두 전직 대통령에 의존하는 모양새여서 실망스럽다는 말이 당 안팎에 많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