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현대차 ‘車 왕국’ 독일서 수입차 1위 등극
입력 2013-01-13 18:59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독일에서 수입차업체 중 판매 1위를 기록했다. BMW,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글로벌 브랜드로 유명한 자동차 본고장인 독일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독일자동차공업협회(VDIK)는 13일 지난해 현대·기아차가 총 15만5673대를 팔아 2011년(12만8931대)보다 판매량이 20.7% 늘면서 비(非)독일 브랜드 중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프랑스 르노(15만740대·2위)와 체코 스코다(14만7197대·3위)를 제친 것이다. 2011년만 해도 현대·기아차는 독일 시장 수입차 중 르노(16만366대)와 스코다(14만2611대)에 이어 3위였었다.
이는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남다른 기술력과 자존심을 갖고 있는 독일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은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세계 자동차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독일 차의 기술과 디자인 등을 벤치마킹하고 현지 마케팅에 주력한 것이 한몫을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독일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직영 판매체제를 구축하기도 했다.
지난해 현대차의 판매량은 10만875대로 전년보다 16.1% 증가했고, 기아차는 5만4798대를 팔아 30.3%나 늘었다. 이는 지난해 독일 시장에서 폭스바겐 등 독일 브랜드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3.84% 줄고, 전체 브랜드 판매량도 2.87% 감소한 것에 비하면 놀라운 성장세다. 이에 따라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독일 시장 점유율은 5.05%를 기록했으며 독일 시장 전체 브랜드 순위에서도 2011년(9위)보다 2계단 오른 7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독일 시장 전체 브랜드 중에서는 폭스바겐이 67만2921대로 전년에 이어 1위를 지켰고 BMW(28만4494대), 벤츠(28만3006대), 아우디(26만6582대)가 뒤를 이었다. 또한 오펠(21만3627대)과 포드(20만6128대)는 각각 5, 6위를 차지했다.
미국 브랜드인 포드와 오펠은 독일 현지에 공장을 두고 생산과 판매 일원화를 통해 현지 브랜드로 입지를 굳힌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도 보다 철저한 독일 현지화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 갈 방침이다. 또한 독일 차의 기술력과 경쟁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품질 면에서 독일 차에 전혀 뒤지지 않는 수준까지 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독일 차를 벤치마킹하고 장단점을 연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