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출범 일주일] 밀봉 브리핑 이틀 만에 공개 전환 해프닝

입력 2013-01-13 22:42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3일 진영 부위원장이 직접 브리핑에 나서는 모양새로 정부 부처의 업무보고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내용을 일절 알릴 수 없다는 ‘밀봉 브리핑’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지 이틀 만에 입장을 뒤집은 셈이다. 진 부위원장은 오전과 오후 2차례 브리핑을 통해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의 업무보고 내용과 이에 대한 인수위원의 반응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

지난 11일 첫 업무보고 때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구체적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며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았던 데 비해 180도 달라진 태도다. 비판이 고조되자 다음날 윤 대변인은 “(인수위가 업무보고를 분석·진단하는) ‘2단계’에 접어들면 말씀드리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업무보고 ‘1단계’에서 공개하면 정책 혼선이 우려된다는 의미다. 그리고 다시 하루 만에 진 부위원장이 ‘1단계’ 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애초부터 인수위가 자의적으로 공개 절차를 설정했다 반발 여론이 거세지면서 이를 슬그머니 바꾼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인수위 대변인과 당선인 대변인 간 엇박자도 여간 아니다. 윤 대변인은 ‘박근혜 당선인이 공약 이행에 소극적인 부처의 태도에 격노했다’는 국민일보 보도(12일자 1·3면)에 대해 “격노했거나 화를 낸 적이 없다”고 반박하며 “소설성 기사”라고 했다. 하지만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윤 대변인 발언 직후 “박 당선인이 불편한 마음은 있었다”고 상반된 브리핑을 했다. 박 대변인이 ‘불편한 마음’이라고 에둘러 표현했지만 좀처럼 감정 표현을 노출하지 않는 박 당선인의 의중이라는 점에서 보도 내용을 확인해줬다는 평가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