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복을 베푸는 해
입력 2013-01-13 17:53
마태복음 2장 1∼12절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은혜와 평강이 2013년 새해를 맞이하신 여러분과 함께하시기를 바랍니다. 이번 주는 교회력에 따른 주현절 두 번째 주입니다. 주현절(1월 6일)은 주님께서 이방인에게 나타나서 생명의 빛을 비춰주시는 날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동방 박사는 예루살렘에 있는 헤롯왕에게 찾아가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때 관리들은 예언에 따라 베들레헴에서 나신다는 것을 동방 박사들에게 알려줬습니다. 또 누가복음 2장 12절과 16절에서 천사가 목자들에게 “너희가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인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표적이니라”고 말했습니다. 이렇듯 동방 박사들은 예수님이 탄생하고 난 뒤에 예수님과 그의 부모를 방문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카드에 쓰이는 동방 박사의 그림은 성탄이 아니라 주현절의 내용입니다.
새해에는 늘 인사가 “복 많이 받으세요”입니다. 복 많이 받는 것도 좋습니다만 기독교인으로서는 복을 많이 베푸는 삶이 더 가치 있고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013년에 우리는 어떻게 하면 복을 다른 사람들과 많이 나눌 수 있을까요. 그 해답은 주현절의 메시지에 있습니다.
주현절은 하나님께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방사람인 동방 박사들에게 보여주신 날입니다. 그전까지 하나님은 유대인들에게만 나타나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천문학자인 이방인들에게 특별한 별빛으로 나타내셨고, 그 빛으로 인도해 예수님께 오도록 했습니다. 이 주현절 절기에 하나님의 뜻에 따라 우리가 해야 할 일, 즉 베풀어야 할 복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마음이 어둡고 죄의 캄캄한 곳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복음의 빛을 비추는 것입니다. 우리들도 원래 이방인이었는데 복음의 빛을 받아 모두 하나님의 백성이 됐고 광명 속에서 살고 있지 않습니까. 안 믿는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서 죽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는 일이 바로 복을 베푸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두 번째로 복을 베푸는 일은 우리가 빛이 돼 일어나서 빛을 발하는 것입니다. 화가 밀레의 작품 중 만종과 이삭줍기가 있습니다. 남루한 옷을 입은 세 농부가 추수를 하고 난 들판에서 이삭을 줍고 있습니다. 이 그림이 담고 있는 내용은 구약성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율법을 보면 나그네와 고아, 과부 등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이 먹을 수 있도록 추수 때 일부러 이삭을 남겨놓습니다. 그림에 등장한 사람들은 바로 그 남겨놓은 이삭을 줍는 농부들입니다. 우리는 가난한 이들을 배려해 추수할 때 이삭을 남겨놓았던 밭주인의 마음씨를 배워서 다른 사람들에게 복을 베풀어야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현절과 2013년 새해를 허락하시어 삶을 영위하게 하셨습니다. 주님의 빛을 영적으로 어둠 속에 사는 민족과 열방에 비추어 그들도 우리와 같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게 하며, 우리의 선행을 통해 주님의 빛이 다른 사람들에게 닿도록 해야겠습니다. 세례를 베풀고 나서 세례 받은 이들에게 권면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추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많은 복을 베풀어 행복한 한 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평강이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기를 바랍니다.
엄현섭 총회장 (기독교한국루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