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베스’·‘라오지앙후 최막심’·‘러브, 러브, 러브’… 명품 연극 기대되네!
입력 2013-01-13 17:41
연극 전문 중형극장인 서울 명동예술극장이 2013년 무대에 올릴 작품 9편을 발표했다. 명품 연극 제작을 통해 한국연극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다. 구자흥 극장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올해 정부에서 지원하는 예산은 지난해와 비슷한 31억원 수준”이라며 “자체 제작 공연 비중이 늘어나 빠듯하지만 질 높은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가장 큰 기대작은 ‘라오지앙후 최막심’(니코스 카잔차키스 작, 5월 1∼27일). 우수희곡 확보를 위한 명작소설 희곡화 프로젝트의 첫 번째 작품으로 배삼식 작가가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를 번안했다. 1946년 그리스 작가의 작품이 1940년대 연해주 지역 조선인 촌락의 떠돌이 이야기로 재탄생한다. 양정웅씨가 연출을 맡았다.
3월 중순에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고전 ‘맥베스’(3월 15일∼17일)가 찾아온다. 일본의 연출가 겸 배우인 노무라 만사이가 셰익스피어의 원작에 일본 전통극을 접목해 각색한 작품이다. 마녀의 예언에 홀린 맥베스 부부의 파멸 과정을 등장인물 5명의 연기로 세밀하게 표현해 2010년 일본 초연부터 호평을 이끌어 낸 작품이다. 일본 도쿄와 오사카, 미국 뉴욕 공연을 거쳐 한국에 온다.
2010년 영국에서 처음 소개된 ‘러브, 러브, 러브’(마이크 바틀렛 작, 3월 27일∼4월 21일)도 눈여겨볼 만하다. 1967년에 만나 결혼한 한 부부의 삶을 통해 베이비붐 세대의 열정과 꿈, 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비틀스의 대표곡 ‘올 유 니드 이즈 러브(All you need is Love)’ 등 영국 대표 팝송을 들을 수 있다. 바틀렛은 이 작품으로 2011년 영국 연극상 최고작품상을 받았다. 한국 초연을 위해 이상우씨가 번역과 연출을 맡았다.
하반기 작품 중에는 아널드 웨스커의 1인극 ‘딸에게 보내는 편지’(8월 9일∼9월 1일)가 눈길을 끈다. 갑작스럽게 임신한 열한 살짜리 딸을 보며 자신의 옛 시절을 회고하는 여인의 독백이 담담하게 이어지는 작품이다. 1992년 국내 초연 때 인상적인 연기로 호평 받은 배우 윤석화가 출연하고, 한국과 영국의 제작진이 함께 만들 예정이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