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대위 인선 지연… 계파 나눠먹기 전락하나
입력 2013-01-11 22:03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인선이 늦어지는 가운데 각 계파가 소속 의원을 포함시키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계파 안배를 통한 ‘화합형’ 비대위가 혹독한 대선 평가를 해낼 수 있을지 우려도 나온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취임 사흘째인 11일에도 공식일정 없이 인선을 놓고 장고를 거듭했다. 전화통화와 비공개 회동을 통해 많은 인사를 접촉하고 있지만 계파, 지역, 대선 책임 등 고려할 사항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위원장과 원내대표를 제외한 7명의 비대위원(현역 의원 4명, 원외 인사 1명, 외부 인사 2명)은 13일 발표된다.
하지만 비대위 대변인에 정성호, 김현, 박용진 현 대변인을 내정한 것을 두고 벌써 말이 나오고 있다. 문 위원장은 “업무 연속성과 경험을 존중했다”고 설명했으나 비주류인 정 대변인과 친(親)노무현 성향의 김 대변인을 나란히 지명한 것은 결국 계파 나눠먹기라는 지적이다.
비주류 쇄신모임은 문 위원장에게 문병호, 안민석 의원 등을 비대위원으로 추천했고 일부 초?재선 의원과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계를 비롯한 다른 계파도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문 위원장은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은 범주류 인사들도 비대위원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 체류 중인 무소속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 역할론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진보정의당 노회찬 공동대표는 “민주당은 과거 방식대로 가면 현실 정치와 엇박자를 낼 것”이라며 “안 전 후보의 행보에 따라 민주당 진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후보 측 관계자들은 이달 중순 출간될 백서를 만들고 향후 활동 계획을 논의하느라 최근 회동이 잦아졌다고 한다. 이런 기대감에 안랩 주가는 이날 한때 4.75% 포인트 오르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문 위원장이 다음주 국가지도자연석회의에서 회동할 예정’이라는 보도와 관련, “맞선 제안도 오지 않았는데 결혼 날짜를 잡았다는 소문이 난 셈”이라며 “그냥 밥 먹는 자리, 사진 찍고 그림 만드는 자리라면 곤란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