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커지는 인수위 운영 방식과 인선] 자문위원 안 둔다더니… 외부 전문가 35명 인선 마쳐
입력 2013-01-11 22:00
‘슬림화’를 자랑하던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찔끔찔끔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외부 전문가 35명의 인선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5년 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의 자문위원 남발 폐단을 피하고자 외부 자문위원을 두지 않겠다고 밝힌 지 닷새 만에 입장이 바뀐 것이다. 윤 대변인은 지난 6일 “자문위원제는 여러 폐해와 부작용이 초래될 우려가 커서 과거와 달리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었다.
방침이 바뀐 이유를 묻자 윤 대변인은 “자문위원이 아니라 전문위원”이라며 “각 분야에서 말하는 능력과 경력, 청렴성 검증이 끝난 분들”이라고 말했다. 또 “이들은 상근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왜 갑자기 선임됐는지 등에 대해선 아무 설명을 하지 못했다.
외부 전문가라고 밝혔지만 대부분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공약을 만드는 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인물들이다. 35명 중 선대위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출신이 14명이다. 경제민주화추진단의 신인석 중앙대 교수, 외교통일추진단 홍용표 한양대 교수, 방송통신추진단 윤창번 카이스트 교수(전 하나로텔레콤 회장), 행복교육추진단 김재춘 영남대 교수, 창의산업추진단 윤종록 연세대 교수, 편안한삶추진단 정영순 이화여대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사실상 행추위의 분야별 핵심들이 합류했다는 얘기다.
이 가운데 김재춘 홍용표 정영순 교수 등 8명은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이기도 하다. 이 외에 국가미래연구원에서는 곽상도 조대환 변호사 등 6명이 더 합류했다. 여기에 대선 당시 선대위 산하 정치쇄신특위서 활동했던 이상민 변호사도 포함됐다. 이들 외에 황신혜밴드 리더를 맡고 있는 김형태씨가 여성문화분과 전문위원으로 들어간 점이 눈에 띈다.
앞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인수위 산하 국민대통합위 총괄간사를 맡았고, 손수조 미래세대위원장은 청년특위 위원으로 임명장을 받았다. 이렇듯 속속 ‘제 식구’라고 할 사람들이 인수위에 합류하면서 역대 정권 인수위들이 보였던 ‘자리 나눠주기’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인수위 관계자는 “박 당선인이 중시하는 ‘견제와 균형’을 위해 관료나 당료 출신이 아닌 전문가들을 포함시킨 것”이라며 “인수 과정에서 정부 부처의 입장으로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추가 인선은 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브리핑에서 명단 공개를 장담했던 윤 대변인은 달랑 이름과 인수위 직책만 담긴 자료를 배포해 빈축을 샀다. 명단에 이력이 없어 ‘경제2분과 전문위원 최경환’이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 아니냐며 확인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경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으로 확인됐다. 인선에 대해서도 정보가 불충분하다며 항의가 이어지자 현직 직함이 담긴 1장짜리 자료를 다시 배포했다.
김나래 백민정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