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여성, 미스아메리카 첫 도전… 몬태나주 우승 와인먼 “이젠 자폐증도 나의 일부”
입력 2013-01-11 19:07
올해 92회를 맞는 미스아메리카 선발대회에 사상 최초로 자폐증을 앓고 있는 여성이 나선다.
허핑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은 지난해 몬태나주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자폐 여성 알렉시스 와인먼(18)이 12일(현지시간) 열리는 전국 대회에 나온다고 10일 보도했다.
와인먼은 어렸을 때부터 각종 미인대회에 단골로 출전해 온 다른 참가자와 다르다. 그는 11살 때 전반적 발달장애(PDD)와 경계성 아스퍼거증후군(BAS) 진단을 받았다. 이는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고 정형화된 행동을 반복하는 증세다.
와인먼이 자폐 증세를 자각하고 당당히 세상 밖으로 나오기까지는 긴 고통의 시간이 있었다. 그는 “친구들과 사귀지 못하고 괴롭힘을 당하면서 내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며 “하지만 대응하는 법을 배워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와인먼은 자신을 숨기는 대신 세상 밖으로 뛰어드는 방법을 선택했다. 고등학교에선 각종 공연에 참가했고, 치어리더로도 활동했다. 취미로 크로스컨트리 스키도 즐겼다. 졸업 뒤엔 자폐증 환자 지원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미스아메리카 대회에서 노래와 춤을 선택한 다른 출전자 53명과 달리 와인먼은 ‘미인대회의 묘한 아이러니’를 주제로 스탠딩 코미디를 선보일 예정이다.
와인먼은 아직도 때때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그는 “크면서 바란 것은 보통 사람이 되는 것이었지만, 이젠 자폐증도 나의 일부라고 인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미스아메리카가 된다면 자폐증 지원 캠페인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