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실수의 바이든’ 해결사로 대변신… 결렬 위기 ‘재정 절벽’ 협상 11시간 만에 극적 타결 이끌어
입력 2013-01-11 22:17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처럼 짧은 시간에 급격한 운명의 변화를 맞은 이도 드물 것이다. 최근 워싱턴에서 최고 화제의 인물은 단연 바이든 부통령이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바이든 부통령은 말실수 잦은, 그렇고 그런 정치인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미치 매코넬 의원의 SOS(구조) 신호를 받고 긴급 등판해 결렬 위기에 몰린 ‘재정절벽(fiscal cliff)’ 협상을 11시간 만에 타결지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에는 오바마 2기 행정부의 가장 껄끄러운 의제로 등장한 총기 규제 조율을 맡았다. 오바마 행정부가 직면한 난제의 ‘해결사’로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워싱턴에서 가장 비난받는 공인 중 한 명이었던 바이든 부통령이 최근 운명의 전환을 이뤘다”고 보도했다. 바이든은 상원의원 시절은 물론 부통령이 돼서도 여러 차례 말실수를 거듭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앞두고 부통령 후보 교체설까지 불거졌었다.
하지만 재정절벽 협상과 총기 규제 조율을 맡으면서 2016년 미 대선 후보 중 선두주자군에 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의 대선 참모였던 도나 브라질은 “바이든 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함께 2016년 대선의 양대 유망주”라고 말했다. 공화당 선거보좌관 프랭크 룬츠는 “잠재적인 민주당 대선후보 중 클린턴보다 상승세가 빠르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또 다른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등에 비해서도 강점이 두드러진다고 지적한다.
한편 바이든이 주도하는 범정부 총기대책 태스크포스(TF)는 15일(현지시간)까지 오바마 대통령에게 권고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총기 구입자에 대한 신원조회 강화, 고용량탄창 판매 및 소유 금지, 총기 안전규정 강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바마는 TF 권고안을 받아 최종 대책을 마련한 뒤 21일 취임식 직후 이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