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업무보고 첫 날] 차분해진 업무보고… ‘호통·군기잡기’ 옛말

입력 2013-01-11 18:40


11일 시작된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대한 정부 부처의 업무보고는 차분하고 진중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인수위원들은 비교적 여유 있는 모습이었지만 부처 참석자들은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5년 전 인수위가 업무보고에서 정부 측에 호통을 치고 군기를 잡던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났다.

업무보고는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서 오전 9시 국방부부터 시작됐다. 인수위와 국방부에서 각각 10명씩 참석했다. 국방부에서는 이종섭 정책기획차장과 임관빈 국방정책실장 등이, 인수위에선 첫 업무보고임을 감안해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참석했고 김장수 외교국방통일분과 간사, 윤병세·최대석 위원, 전문·실무위원 등 10명이 나왔다.

김장수 간사는 국방부 참석자들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김 간사는 17대 인수위 업무보고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점을 언급하며 “이젠 인계해주고 인수도 받아버리네. 조금 부담스럽겠다. 옛날 장관이 인수받겠다고 떡 하니 앉아 있으니”라며 웃었다. 이에 임관빈 국방정책실장도 미소를 지으며 “조금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회의 시작 전 인수위원들은 웃음을 띠기도 했지만 국방부 참석자들은 바짝 긴장한 표정이었다.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경제2분과의 중소기업청 업무보고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이현재 경제2분과 간사는 회의 시작 전 국정기획조정분과 강석훈 인수위원이 들어오자 “우리 강 위원님 오시니 긴장했어”라고 농담을 던졌지만, 중기청 참석자들의 굳은 표정은 그대로였다. 인수위에서는 진영 부위원장 등 9명, 중기청에서는 8명이 참석했다.

인수위의 ‘철통보안’ 기조는 업무보고에서도 계속됐다. 취재진에는 모두발언만 공개됐다.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김용준 위원장은 “이건 당선인의 당부말씀인데 확정되지 않은 안이 외부에 알려지면,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표되는 건 좋은데 혼선이 있을 수 있으니 특별히 조심해 달라”고 주문했다.

연제욱 외교국방통일분과 전문위원은 일부 참석자들이 취재진 앞에서 국방부가 마련한 업무보고 자료를 미리 들춰보자 “업무보고 시작하면 개방하도록 하겠다”며 자료를 덮을 것을 요청했고, 김장수 간사는 “뒤에 봐봐, 카메라가 다 비추고 있잖아”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기청 업무보고에서도 이현재 간사는 “보안을 철저히 해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업무보고 시간은 예정대로 1∼3시간씩 진행됐다. 역대 인수위에서 하루 종일 업무보고를 하거나, 몇 시간씩 진행되던 것과 달리 최대한 간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