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송수] 공교단이 이끌어야 한다는데
입력 2013-01-11 18:24
이 글은 수일 전 성락성결교회 지형은 목사가 국민일보 바이블시론에 쓴 ‘공교단이 이끌어가야 한다’ 칼럼에 대한 반론이다. 실명을 거론해 글을 쓰게 됨을 미안하게 생각하며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이런 유형의 글을 쓸 수밖에 없는 교계의 현실이 필자로서는 무척이나 안타깝다.
지 목사는 최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다락방’을 이단성이 없다고 결론지은 데 대해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단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공교단이 이끌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교단을 교육과학기술부가 공식 인정한 신학교육기관을 가진 교단으로 규정했다.
필자는 지 목사의 이러한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그렇다. 공교단이 이끌어가야 한다’라고 말하고 싶다. 류광수 목사와 전도총회를 회원으로 영입한 개혁교단은 한국교계의 공교단 중 하나이다. 그리고 학사학위를 가진 목사후보생에게 목회학 석사(M.Div) 과정을 교과부로부터 인가 받아 가르치는 개신대학원대학교를 모체로 하는 교단이다. 지 목사가 주장한 ‘공교단’의 규정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다.
한기총은 24년 전 한경직 목사님을 중심으로 75개 공교단이 모여 만든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연합기관이다. ‘이단 감별사’로 지칭되는 몇몇 인사들에 의해 태생적으로 한계성을 가지고 출발한 여타의 기구와 한기총을 단순비교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 목사는 최삼경 목사의 삼신론과 월경잉태론에 대한 지난해 12월 21일자 국민일보 전면광고를 보았는지, 류광수 목사에 대해 올해 1월 3일 정규 신학대학의 박사들로 구성된 이단전문위원회가 발표한 전면광고를 읽어보았는지 묻고 싶다. 어떤 근거로 한기총을 폄하하고 한기총의 결정을 성급한 것이라고 비하하는가. 한번 이단이면 영원토록 이단이 되어야 하는가. 성경적으로나 교리적으로 볼 때 분명한 이단이었다 하더라도 회개하고 돌이키면 그렇게 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정신이요 복음의 정신이라고 할 터인데 다락방은 애초부터 이단이 아니었고 류 목사가 전도운동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판명됐다. 자신이 속한 연합체가 아니라고 해서 결정사항을 함부로 폄하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은 결코 한국교회에 유익하지 않다.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연합기구인 한기총이 각 교단의 정규신학대학의 교수, 대학원장들로 구성된 전문위원들로 하여금 심혈을 기울여 고민하고 심도 있게 조사한 것을 마치 불법이나 행한 양 몰아붙여서야 되겠는가.
사실관계를 바르게 할 것도 있다. 다락방을 이단으로 규정한 것은 예장 합동과 기감, 두 교단이다. 지 목사는 10여개 공교단이 다락방을 이단으로 규정했다고 썼는데 두 교단 외에 6개 교단에서 집회 참석 금지, 비개혁주의, 사이비성, 혹은 이단성이 있다고 말한 것이 전부다. 한기총이 다락방 문제를 다룬 것은 한기총의 운영정관을 따라 행한 지극히 합법적인 행위로서 이 일은 지난 20여년 동안 한기총이 해 온 일이기도 하다. 단지 다른 것이 있다면 과거의 한기총 이단대책위원회가 때로 공정성에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면 지금의 한기총 이대위는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한기총은 지 목사가 말한 ‘이단문제를 다룰 수 있는 공교단’들이 연합해 만든 한국교회의 최고 연합기관이다. 한기총을 향해 고언을 쏟는 지 목사의 열정은 이해하나 한국교회 전체의 화합과 유익을 위해 불필요한 발언은 자제하는 노력을 해 주면 좋겠다. 그것은 한기총의 결정을 존중하고 자중하는 자세를 취하는 데서부터 작은 출발이 될 것이다.
김송수 목사(예장개혁총회 이단대책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