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3] 토종 중견기업 ‘특화제품’ 야심작 CES 관심 한몸에
입력 2013-01-11 21:47
글로벌 기업들이 차세대 TV 전쟁을 벌이고 있는 동안 국내 토종기업들은 특화된 제품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3’은 토종 중견기업들이 전 세계를 상대로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도전과 기회의 장소였다.
10일(현지시간) CES 현장에서 만난 모뉴엘 박홍석 대표는 “우리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은 ‘뚱딴지같은 낯선 회사가 뚱딴지같이 아주 새로운 제품을 공개했다’며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모뉴엘은 2011년 ‘2억불 수출탑’을 수상한 IT 종합가전회사로, 대형마트와 손잡고 ‘통큰TV’ ‘통큰넷북’ 등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던 기업이다. 모뉴엘은 이번 CES에서 자회사인 컴퓨터 부품회사 잘만테크와 함께 국내 기업 중 삼성과 LG 다음으로 큰 규모의 부스를 운영했고, 현재까지 3만여명이 부스를 찾았다.
특히 모뉴엘의 ‘터치테이블PC’가 관람객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터치테이블PC는 식당이나 카페에서 고객들이 테이블을 터치해 주문과 계산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고안된 제품으로, 이번 CES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9일엔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외식업체인 버거킹이 ‘프랜차이즈 문화를 바꿔보자’며 업무협약(MOU) 체결을 제의했다. 개막 당일 테이블PC를 본 뒤 하루 만에 내린 결정이었다.
동양매직은 CES에서 삼성·LG와 함께 정수기 부문에서 국내 최초로 혁신상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CES 혁신상을 수상한 스마트가드 정수기, 식기세척기, 스팀오븐 등 10여개의 수출 주력제품은 바이어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 밖에 쿼드 코어 태블릿 ‘T10Q(티텐큐)’를 선보인 팅크웨어를 비롯해 영상통신 전문기업 디지털존, 휴대전화 및 IT기기 액세서리 전문업체 애니모드 등도 부스를 마련해 기술력을 선보였다.
코트라는 중소기업 37개사를 선정해 TV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러나 주요 기업들이 자리잡은 메인 전시장인 컨벤션센터와는 멀리 떨어진 베네치안 호텔 안에 위치해 관람객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았다. 여기에 자금력이나 인지도 면에서 업체의 잠재력을 알리는 데 한계를 보였다. 실제로 일부 부스엔 관람객이 그리 많지 않았다.
코트라는 이에 대해 “주최 측에서 국가관을 모두 베네치안 호텔에 배정했다”며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 내년에는 국가관이 아니라 업체별로 업종을 분리시켜 참가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CES 현장에서 만난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우리 기술력도 큰 기업 수준에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는데 세계무대가 만만치 않은 곳임을 실감했다”면서 “이번 CES를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글·사진 홍해인 기자 hi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