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국교회 목회비전] “교회답게 목사답게… 근본으로 돌아가자”

입력 2013-01-11 21:06


경북 포항시 포항침례교회 조근식 목사는 올해 표어를 ‘믿음의 소문이 아름다운 교회’로 정했다. 성도들이 교회와 가정에서 느낀 행복을 직장과 학교 등 이웃과 사회에 전파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를 위해 교회는 이웃에게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기로 했다.

교인들은 주변의 독거노인과 불우이웃에게 연탄과 도시락, 반찬을 전달했고 미용봉사를 시작했다. 이달부터는 ‘오병이어장학위원회’를 만들어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한다. 조 목사는 “이웃에게 가까이 다가서는 것은 교회가 해야 할 중요한 사역 가운데 하나”라며 “이웃을 섬기는 아름다운 소문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역을 섬길 것”이라 말했다.

새해가 되면 많은 이들은 한 해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세운다. 교회들도 마찬가지다. 성도들의 한 해 신앙설계를 책임질 한국교회의 신년 목표는 어떨까. 목회자들의 한 해 구상을 통해 목회 흐름을 짚어봤다.

말씀으로 체질 강화

성경 1독·감사일기로 하나님과 자신의 관계를 돌아보는 기회 마련


지난해 한국교회를 향한 사회의 우려가 제기되면서 교회들은 ‘위기일수록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진리를 되새겼다. 말씀대로 행동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인천 부광감리교회(김상현 목사)는 ‘말씀과 기도로 언약을 실천하는 교회’를 신년 표어로 정하고 복음 전도와 봉사, 중보기도에 매진키로 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본질을 회복하면 반드시 부흥은 다시 온다”며 전 교인이 매일 기도하고 전도하는 교회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울 서대문교회(장봉생 목사)는 성도의 기본 신앙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교회는 성도들에게 성경 1독하기, 순(소그룹)모임 참석, 감사일기 쓰기, 가정예배를 권하고 있다. 하나님과 자신의 관계를 돌아보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낙도 교회 역시 말씀과 기도로 바른 신앙을 세워가는 데 목표를 세웠다. 전남 증도면 소악교회(김은미 목사)는 “섬 전체 주민 20여명 가운데 세례교인이 13명이고 지난해 네 명의 새신자가 들어와 17명이 됐다”며 “남은 이웃도 교회로 인도할 수 있도록 믿는 우리부터 오직 말씀과 기도, 사랑에 힘써 누구에게나 신뢰받는 신앙인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공동체성 회복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에 참여시키기 위해 소그룹 세워나가는데 주력


중산층 붕괴, 지나친 경쟁 등으로 불확실성의 시대가 예견되는 가운데 교회들은 소그룹 강화로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내실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는 올해 목회 표어를 ‘예수님의 온전한 제자되어 새 시대를 열어가는 성령의 공동체’로 정했다. 오 목사는 “주님을 향한 절대적 믿음을 통해 불러주신 삶의 자리에서 예수님의 제자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성령님을 의지하는 제자로서의 소명을 공동체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일산 로고스교회(안성우 목사)의 표어는 ‘우리는 성령공동체로 간다’(행 1:8)다. 이를 위해 금요 집회를 열고 찬양과 말씀, 기도로 성도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데 주력키로 했다.

서울 무학교회(김창근 목사)는 ‘꿈꾸는 교회 행복한 소그룹’이 목회 표어다. 김 목사는 “관계성과 공동체성이 약화되어 가고 있는 현 세대를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에 참여시키고자 성도들이 지체됨을 경험하는 소그룹을 세워나가는 데 목회의 역점을 두려 한다”고 말했다.

강원도 홍천 동면교회(박순웅 목사)는 50여개 감리교 소속 농촌교회와 함께 ‘생명영성공동체’를 새해 표어로 정하고 사람을 살리고,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앞장선다.

구제와 선교 집중

교회가 사랑 실천에 힘쓰고 서민교회로서 이웃을 잘 섬겨 선한 영향력


대형 교회를 비롯한 많은 교회들은 올해 목회의 방향을 ‘구제와 선교’로 잡았다. 이웃과 지역을 섬기는 교회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서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지난 8일 중앙일간지 기자간담회에서 “1년 교회 예산의 3분의 1을 구제와 선교에 집중 투입해 왔다”며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극명하게 나뉜 한국사회에서 교회가 사랑 실천에 힘쓰고 서민교회로서 이웃을 잘 섬기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영락교회(이철신 목사)는 신년 표어를 ‘이웃을 섬기는 교회’(막 12:31)로 정했다. 올해로 창립 67주년을 맞는 영락교회는 중구청, 중부경찰서와 협력해 쪽방촌 집수리 봉사, 미결혼 부부를 위한 무료 결혼식, 호스피스 봉사, 탈선 청소년 상담 사역 등을 진행해 이웃 사랑을 실천한다.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 역시 6·25전쟁 참전용사 초청 행사와 장학·구제사업으로 대사회 봉사에 나선다. 소 목사는 “새해 우리 교회뿐 아니라 한국교회도 내실을 기하고 부흥의 초석을 마련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에 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근본으로 돌아가자

거룩성 회복을 위한 성찰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귀한 전사로 재무장


충신교회 원로인 박종순 목사는 현 교회들이 처한 상황과 관련해 사면초가에 몰려있다고 진단했다. 다수의 목회자들도 이에 대해 공감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안 목사는 “한국교회가 이대로 갈 것인가를 생각하면 답답하다”고 했다. 장 목사도 “한국교회가 거룩성 회복을 위한 깊은 성찰이 부족했다”며 “하나님과 깊이를 더할 수 있도록 ‘목사답게’ ‘교회답게’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 어떻게 교회의 본질을 회복할까. 목회자들은 철저한 자기고백과 성령의 은혜를 사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지금이 세상을 품고 변화시키는 대안의 공동체로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라며 많은 것을 욕심내지 말자고도 했다.

오 목사는 “이 땅의 모든 크리스천들이 하나님 나라의 귀한 전사들로 무장하면 다시 한번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능력을 선포하는 영적 전투력을 가진 교회로 거듭날 수 있다”며 교회의 영광을 통해 이 땅이 회복되고 내일의 비전을 함께 나누는 희망찬 한 해를 기대했다.

노희경 양민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