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기업 ‘커피지아’… 종업원 5명중 2명 중증장애, 사업확장땐 추가 고용 계획

입력 2013-01-11 21:01


“㈜커피지아는 ‘커피는 맛있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신선하고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내기 위해 힘씁니다. 그러나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유기농 커피 판매를 통해 장애인 노동자들의 자활을 지원하는 착한 기업입니다.”

최근 서울 일원동의 로스팅(커피 생두를 볶는 것)업체 ‘커피지아’에서 만난 김희수(28) 대표는 경영방침을 이렇게 설명했다. 대표와 직원 등 커피지아 구성원 5명은 모두 20대다. 이 중 두 명은 중증자폐장애인이다. 발달장애학생 특수학교인 밀알학교를 오는 2월 졸업하는 이인석(21), 문재한(20)씨가 그들이다. 이들은 기자가 이곳을 찾은 지난 3일에도 나란히 앉아 볶을 콩을 고르며 일을 하고 있었다. 기자가 말을 걸자 이씨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인 듯 “열심히 하고 있어요”라고 했고, 문씨는 연신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처음 일하기 시작할 때 이들의 어머니들은 “모두 경험이므로 어떤 일이든지 다 시켜보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두 학생은 일을 가르치면 금세 배웠다. 지각 결근 조퇴 한번 없이 월요일부터 목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했다. 커피를 로스팅하는 제조 가공 공장에서 그들이 하는 일은 로스팅 전 나쁜 콩을 골라내는 핸드픽 작업, 로스팅 후 다시 최상의 커피 맛을 내기 위해 결점두를 골라내는 애프터 픽 작업을 한다. 또 가공된 커피를 포장하는 작업, 배송을 위해 박스를 조립하는 과정 등 단순노동을 성실함과 꼼꼼함으로 훌륭히 해내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장애인시설이나 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많이 했지만 김 대표는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되는지, 실습초기 반복되는 실수들로 일하는 스타일이 맞지 않으면 어떻게 설명하나 등의 생각에 막막했었던 적도 있다. 그러나 함께 일하면서 일에도 익숙해지고 무엇보다 성실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안심했다. 한 달의 실습 후 지난해 6월부터는 정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들과 일하면서 장애인의 복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 커피지아를 사회적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생각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더 많은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 현재의 로스팅 업체 이외 카페를 직접 운영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청각장애인 바리스타들을 고용할 계획이다.

최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