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에 생일축하 케이크 전달하고 건강 체크… 서울 서초구 보건소 이색 서비스

입력 2013-01-10 20:07


“생신 축하드려요. 할머니∼.”

서울 원지동 비닐하우스촌에서 혼자 살고 있는 송옥진(65)씨는 10일 오전 반가운 손님을 맞았다.

서초구 보건소 박소현(28) 간호사였다. 연일 이어지는 매서운 추위에 비닐하우스 출입문이 얼어 열리지 않자 하우스 뒤쪽 쪽문을 통해 들어온 박 간호사의 손에는 상자가 한 개 들려 있었다.

생일 케이크였다. 혼자 고생하며 힘들게 살아온 지 오래여서 송씨는 생일을 챙겨 본 기억이 까마득하다. 생일 케이크를 받아 본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박 간호사가 케이크를 탁자에 차려놓고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자 송씨는 눈물을 글썽였다. 송씨는 “혼자 외롭게 살아왔는데 이렇게 누추한 곳까지 찾아와 건강도 살펴주고 생일까지 챙겨주니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송씨가 생일 케이크를 받게 된 건 서초구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독거 어르신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사랑의 생일축하 케이크’ 배달 서비스 덕분이다.

서초구는 가정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건강을 보살피는 간호사들을 통해 독거 어르신들의 생일을 챙겨주고 있다. 방문간호사 8명이 지역별로 나눠 생일을 맞은 독거 어르신들에게 케이크를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 케이크를 전달받은 어르신은 131명이다. 케이크는 지역에 있는 전문제조업체 ‘브레드 마루’가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박 간호사는 “생활이 어렵고 혼자 외롭게 살아오신 분들이 대부분이라 생일 케이크를 받아들고는 감격해 우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