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29명 초상화 그려 ‘희망을 심는 전시회’… 전북 부안군 화가들의 재능기부
입력 2013-01-10 20:07
전북 부안군청 민원실 앞에서는 최근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그림 속에서 나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지난 7일 시작된 이 전시회에는 부안지역에 사는 장애인 29명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이들 작품은 ㈔한국미술협회 부안지부(지부장 김영동) 회원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만들어졌다. 손정국(푸른애벌레미술학원 원장)씨 등 회원들은 3주 정도 공을 들여 김순애(여·지체장애 1급)씨 등 모델들을 무료로 화폭에 담았다.
모델은 부안장애인종합복지관에 다니며 그동안 미술교실 등 3개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이다. 화가들은 전공에 따라 유화와 한국화, 수채화 등으로 주인공들의 얼굴 특징을 다양하게 표현했다.
개인 사진만 보고 한 사람이 1∼5명의 초상화를 A4용지 크기나 60×90㎝ 규모의 캔버스 등에 그렸다. 모델들이 각자 프로그램에 열중하던 모습을 찍어 일부러 웃는 표정은 별로 없다.
작품들이 내걸리자 반응은 뜨거웠다. 전시 사연을 알게 된 관객들은 한결같이 부러워했다. 그림 속 주인공들의 호응은 더 좋았다. 전시회를 기획한 이정란 사회복지사는 “모델 분들이 대부분 좋아하고 고마워했다”고 전했다.
미술교실에서 7년째 자원봉사를 하는 손씨는 “이번 초상화 그려주기와 전시회를 통해 몸이 불편한 사람들과 좀 더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 기쁘다”고 말했다.
복지관 측은 오는 18일까지 군청에 이어 부안교육문화회관(21∼25일), 부안장애인복지관(28일∼다음 달 1일)에서 전시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후 작품들은 모두 주인공들에게 선물하기로 했다.
부안=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