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멀고 먼’ 비대위 구성… 주말에나 이뤄질 듯

입력 2013-01-10 23:04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이번 주말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당초 10일 비대위원 인선을 발표하려 했지만 전당대회 준비와 대선 평가 등 책임이 막중한 자리인 만큼 시간을 갖고 더 숙고하기로 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문 위원장은 당 안팎의 의견 수렴과 추천 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시간이 더 필요해 늦으면 주말까지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당내·외 인사 9명으로 구성되며 대선 평가, 정치혁신, 전대 준비 등 3개 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전대 준비를 제외한 나머지는 ‘혁신 이미지’의 외부 인사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또 비대위원에는 여성 2명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늦어도 다음주 월요일(14일) 첫 비대위 회의를 열고 조만간 전국을 돌며 대선 패배를 사과하는 ‘힐링 버스’를 운영키로 했다. 이 투어에 문재인 전 대선 후보의 참여도 거론되고 있지만 비주류의 반발도 예상된다.

문 위원장은 여러 이유로 비대위원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단 비대위 체제가 2개월 동안만 지속되는 데다 비대위원이 될 경우 차기 당 대표 등 지도부 선거에 출마할 수 없어 나서겠다는 인사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당내 시선은 여전히 무소속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를 향해 쏠리고 있다. 문 위원장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세력을 당에 보충하면서 진로를 모색해야 한다”며 안 전 후보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했다. 황주홍 의원은 평화방송에 출연해 “안 전 후보가 제3정당을 창당하면 합류할 의원들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오후 자신의 싱크탱크 격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주최 신년회에 참석해 “대선 패배 책임을 미뤄선 안 되며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가슴을 치며 ‘내 탓이오’를 외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일을 무조건 덮고 단합만 외치는 것도 옳은 자세가 아니다. 혁신과 쇄신이 계파 간 싸움의 구호로 전락하거나 정체성이 국민의 삶과 무관한 주도권 쟁투의 도구가 돼서도 안 된다”며 강조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