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불만에… 카드 무이자 할부 임시 재개

입력 2013-01-10 21:29

카드사들이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재개했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일단 궁여지책으로 무이자 할부를 이벤트 형식으로 운영키로 한 것이다. 카드업계는 설 대목 전까지 대형 가맹점과의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지만 대형 가맹점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SK카드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각각 다음달까지 일시적으로 2∼3개월 무이자 할부 행사를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대상 가맹점은 대형마트·백화점·온라인쇼핑몰·가전·자동차·보험·항공 등 카드사별로 10∼11개 업종의 대형 가맹점 등이다. 사실상 무이자 할부 서비스 폐지 전과 동일하게 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이는 임시조치일 뿐이다. 개정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은 대형 가맹점을 중소 가맹점보다 불공평하게 우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재개되려면 대형 가맹점과 서비스 비용 분담 협상이 우선돼야 한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소비자 불편이 크다는 비판에 따라 다음달까지 한시적인 무이자 할부 이벤트를 열기로 했을 뿐이다. 이벤트 기간 중 무이자 할부 비용은 카드사가 전액 부담한다. 하지만 이를 상시 진행할 경우 개정 여전법 취지에 맞지 않기 때문에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카드업계는 다음달 설 연휴를 앞두고 어떤 식으로든 협상을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무이자 할부 서비스 폐지에 따라 대형 가맹점의 매출 손실도 큰 만큼 적당한 비용을 분담하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형 가맹점들이 일부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특정 가격대·품목 등으로 범위를 좁혀서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협상 장기화를 대비해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기본으로 탑재된 카드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들 카드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 가맹점 유형에 따라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가능하다.

진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