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문경은 묘수 번쩍… SK 10연승
입력 2013-01-09 22:00
서울 SK 문경은 감독의 표정은 전반과 후반이 달랐다. 1, 2쿼터에서 잔뜩 화가 나 있더니 3, 4쿼터에선 환하게 웃었다. 거침없는 10연승. 경기가 끝난 뒤에도 그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SK는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71대 70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10연승을 내달린 SK는 25승5패로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반면 2위 모비스는 6연승에 실패해 21승9패로 선두와의 승차가 4경기로 벌어졌다.
모비스 선수들은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과감하게 슛을 던졌다. 특히 외곽포를 많이 쏘아 올렸다. 악명 높은 SK의 지역방어를 깨기 위한 전략이었다. 모비스는 2쿼터까지 3점슛 13개를 던져 7개를 성공시켰다. SK 수비가 흔들리는 틈에 모비스는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 1쿼터를 27-18로 여유 있게 앞선 채 마쳤다.
46-39로 모비스가 앞선 채 시작된 3쿼터. 모비스는 리드를 잡고 있었지만 서둘렀다. 마치 SK를 쫓아가는 것 같았다. 결국 모비스는 3쿼터 막판 SK를 쫓아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3쿼터 종료 1분 7초 전이었다. SK 김선형(12점·7어시스트)이 3점슛 라인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민수(11점)에게 어시스트를 던졌고, 김민수는 펄쩍 뛰어오르며 외곽포를 쏘아 올렸다. 공은 깨끗하게 림을 갈랐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열광했다. 전광판 스코어는 60-59로 바뀌었다. SK의 역전.
4쿼터에선 명승부가 펼쳐졌다. 경기 종료 1분 50초 전 모비스가 70-66으로 앞서 나가자 문 감독은 작전타임을 불렀다. 경기를 뒤집을 묘수가 나올까? 나왔다. SK가 68-70으로 뒤져 있던 경기 종료 13초 전이었다. SK의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는 두 명의 수비가 붙도록 유도한 다음 외곽슛 라인 밖에서 노마크 상황에 있던 변기훈(9점)에게 패스를 던졌고, 변기훈은 깨끗한 3점슛을 터뜨렸다.
이날 26득점을 올린 헤인즈는 경기 후 “어려운 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둬 기분이 좋다”며 “1, 2쿼터에서 팀이 부진했는데 후반전엔 집중력을 잃지 말자고 동료들을 다독였다”고 밝은 표정으로 승리 소감을 밝혔다.
한편, 안양 KGC인삼공사는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인천 전자랜드를 90대 82로 꺾고 6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4위 인삼공사는 14승15패로 5위 부산 KT와 창원 LG와의 승차를 한 게임으로 벌렸다.
김태현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