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 성적 입력 늑장… 학생들 인턴 등 차질
입력 2013-01-09 19:42
겨울 계절학기 수업이 진행되면서 각 대학의 2012학년도 2학기 성적 입력이 종료됐다. 하지만 학생들의 성적을 늦게 입력해 주는 ‘거북이 교수’들이 늘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A대학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최근 ‘교수님이 성적 입력을 늦게 해 최종 성적을 확인하지 못하고 입대를 하게 됐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학생은 “한 학기 수업에 대한 결과물을 보는 것은 학생의 권리인데, 교수님이 성적 입력을 늦게 해 이의신청은커녕 확인조차 할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 학교는 지난해 12월 28일이 성적 입력 마감일이었지만 1주일이 지나도록 입력이 안 된 과목이 60여개에 달했다.
이 학교뿐만이 아니다. B대학의 한 학생은 9일 “교수님의 ‘거북이 성적 입력’으로 학점이 나오지 않아 인턴 지원 시기가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시험을 잘봐 학점이 높게 나올 것으로 기대했던 과목인데, 정작 성적 입력이 되지 않아 총점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학교 역시 지난해 12월 28일이 마감일이었지만 입력이 안 돼 공란으로 뜨는 과목이 수십개에 달했다.
문제는 교수들이 성적을 늦게 입력하는 이유 중 하나가 학생들의 이의신청을 최소화하려는 ‘꼼수’라는 것이다. 한 학생은 “성적을 신중하게 고려해 늦게 주거나 출장 등의 이유로 늦게 입력하는 교수도 있지만 교수들 상당수는 학생들의 성적 이의신청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늦게 입력한다”고 말했다.
일부 교수들이 메일로만 성적 이의신청을 받기 때문에 제대로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C대학 게시판에는 올 초 ‘이의신청 메일 확인 왜 안 하시나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학생은 “성적 공시 기간은 단순히 ‘성적 알림’이 아니라 ‘성적 정정 기간’을 의미한다”며 “공시 기간은 성적 처리 과정에서 교수의 실수가 없었는지 학생과 확인한 뒤 확정하자는 취지지만 일부 교수들에게는 단순한 성적 입력 시간으로만 쓰이고 있다”고 항의했다.
김유나 김미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