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s 세계 성장률, 14년만에 격차 최대

입력 2013-01-09 19:17

지난해 우리나라와 세계 경제성장률 격차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최근 10년 동안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8차례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저성장 기조가 굳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기획재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재부가 추정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1%로 IMF가 전망한 세계 경제성장률 3.3%보다 1.2% 포인트 낮았다.

이는 한국 GDP 증가율이 -5.7%로 세계 경제성장률(2.6%)보다 8.3% 포인트 낮았던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격차다. 올해 한국의 성장률도 3.0%로 전망돼 세계 경제성장률(3.6%)보다 0.6% 포인트 낮다.

노무현 정부(2003∼2007년)와 이명박 정부(2008∼2012년)를 거치는 최근 10년 동안 한국의 성장률이 세계 성장률보다 높았던 때는 2009년(한국 0.3%, 세계 -0.6%)과 2010년(한국 6.3%, 세계 5.1%) 단 두 차례뿐으로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그 이전 10년 동안인 김영삼 정부(1993∼1997년)와 김대중 정부(1998∼2002년) 시절에는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면 줄곧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앞서 있었다.

정권별 한국과 세계 경제성장률 평균치를 비교해 보면 김영삼 정부(한국 7.4%, 세계 3.3%)와 김대중 정부(한국 5.0%, 세계 3.2%) 시절에는 한국이 세계 경제성장률을 능가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때 처음으로 한국의 성장률(4.3%)이 세계 경제성장률(4.8%)보다 낮아졌고,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평균 2.9%로 세계 경제성장률과 같은 수준일 것으로 전망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격차가 4.1% 포인트→1.8% 포인트→-0.5% 포인트→0% 포인트로 줄어들면서 한국과 세계 경제가 동조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