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급여 진료비 병원별 격차 너무 심하다
입력 2013-01-09 19:15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 격차가 병원별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9일부터 전국 상급종합병원 44곳의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가격비교 정보를 자체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 내용에 따르면 1인실 병실료는 삼성서울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이 48만원으로 단국대병원(8만원)의 6배에 달했다. 캡슐내시경검사비는 고려대안산병원(146만8500원)이 인하대병원(77만원)보다 69만8500원, 전신 양전자단층촬영료(PET)는 길병원(155만원)이 대구가톨릭대병원(90만원)보다 65만원 비쌌다. 상해진단서 수수료 13.8배, 당뇨병 교육상담료는 11.8배로 편차가 심했다.
일부 의료기관은 심평원의 비급여 진료비 공개에 반발하고 있다. 병원마다 의료진 숙련도, 시설 수준, 서비스가 다르기 때문에 진료비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주장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진료비나 증명서수수료 격차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너무 벌어진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상급종합병원들은 의료법 45조(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고지)에 따라 비급여 진료비를 자체 홈페이지에 공개해 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급종합병원들은 전문가가 아니면 해독하기 어려운 진료과목을 영어로 표시하는 등 정보 공개에 소극적이었다. 이 때문에 환자들이 항목별로 진료비를 비교해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었다.
상급종합병원들은 심평원의 진료비 일괄 공개에 반발만 하지 말고 환자의 주머니 사정도 고려해 진료비를 책정해야 한다. 의료진은 양심과 전문적 판단에 따라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책무가 있다. 여기에는 적정한 의료비도 포함시켜야 한다. 환자와 보호자는 심평원의 진료비 비교표를 반드시 확인하고 의료기관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터무니없이 비싼 진료비를 받는 곳을 외면해야 의료기관이 배짱 영업을 하지 못한다. 심평원은 비급여 진료 항목과 대상 의료기관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차질 없이 시행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