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가루 뒤집어쓴 광부들이 즐기던 음식은… ‘한국인의 밥상’
입력 2013-01-09 18:58
한국인의 밥상(KBS1·10일 오후 7시30분)
연탄이 없으면 겨울을 날 수 없던 시절이 있었다. 사람들은 연탄으로 방을 데웠고, 어머니들은 부엌에서 연탄불로 밥을 짓거나 국을 끓였다. 그 시절 연탄은 ‘검은 황금’이나 마찬가지였다. 기성세대에게는 그 시절 맡았던 매캐한 연탄가스가 추억의 냄새로 남아 있다.
하지만 난방의 수단이 바뀌면서 연탄의 가치는 급속히 떨어졌다. 1980년대 전국에 360곳 넘던 탄광은 대부분 폐광되고 현재는 5곳만 가동 중이다.
이처럼 연탄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탄광도 사라지는 추세지만, 광부들의 ‘밥상’은 여전히 탄광촌 주변에 남아 있다. 대표적인 음식이 삼겹살이다. 지하 수백 미터 막장에서 일하다 보면 광부들 몸은 항상 시꺼먼 탄가루로 뒤덮이게 된다. 이들은 탄광에서 나오면 자주 돼지고기를 구워먹었다. 맛도 맛이지만, 목에 낀 탄가루가 기름기 많은 돼지고기와 함께 씻겨 내려간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방송은 현재도 탄광에서 일하는 광부들이 즐겨먹는 음식을 소개한다. 강원도 태백의 한 탄광에서 45년 동안 일하고 있는 강진석(63)씨의 보양 음식은 소머리국밥. 아내 김영자(60)씨는 지금도 남편 기력이 달린다 싶으면 17시간 넘게 소머리국밥을 끓여 식탁에 올린다. 카메라는 소머리국밥과 수육, 연탄불에 구운 양미리 등으로 차려진 이들 부부의 밥상을 담아낸다.
전남 화순의 35년 경력 베테랑 광부 최병철(60)씨가 즐겨먹는 음식도 만나본다. 그는 허기진 빈속을 채워주는 내장탕과 탄가루를 없애고자 먹는 돼지비계말이를 소개한다. 지하 600m에 있는 최씨의 일터도 찾아가본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