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NCCK 총무 김영주 목사] “목회자 납세, 사회적 합의로 매듭지어야”

입력 2013-01-09 18:56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는 8일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2013년을 한국교회가 공공성을 회복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공공성을 회복함으로써 사회적 신뢰를 되찾고 교회에 대한 불신과 폄훼도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김 총무는 “우리나라에 교회가 처음 들어왔을 때는 교회를 세우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지 않고 학교와 병원을 세우는 등 공공성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면서 “교회는 이를 통해 신뢰를 얻었고 사회와 충돌하지 않고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기독교는 비기독교인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폄훼당하고 우리 사회와 관계없는 집단으로 매도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는 “과거에는 교회가 우리 사회를 위해 필요한 기관으로 인식돼 교회를 세울 때 주민들이 품앗이를 하고 찬조금을 낼 정도로 환영받았지만 지금은 ‘집값이 떨어진다’며 기피대상이 되고 있다”면서 “해법은 공적기구로서 교회가 공공성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공공성 회복을 위해서는 담임목회 대물림과 종교인 납세, 교회재정 등 현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룰 필요가 있다고 김 총무는 제안했다.

그는 담임목회 대물림과 관련, “기독교는 생명을 포함한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고백하는 종교”라며 “교회도 우리가 잠시 맡은 것이므로 대물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교회 부흥에 큰 역할을 한 목회자라도 교회를 공적인 것으로 여기고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목회자 납세에 대해서는 “목회자도 이 나라의 국민이고, 국민으로서 해야 할 마땅한 도리가 납세”라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국교회는 납세 문제를 하루 빨리 매듭지을 필요가 있다”면서 “교회가 먼저 입장을 정한 뒤 정부와 협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예언자적 사명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스스로 깨끗하고 스스로 잘 정리돼 있어야 한다”면서 투명한 재정운용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러나 의무적인 외부감사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밝혔다. 그는 “강제적인 회계 감사는 아직 교회 정서에 맞지 않는다”며 “우선 교회가 신뢰할 수 있는 기구를 통해 교회가 재정 문제의 건강성을 유지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무는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 총회와 관련, “우리나라가 1988년 서울올림픽을 통해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했던 것처럼 이번 총회는 한국교회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성찰하고 고민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WCC 총회에 대해 충분한 자료를 제공하고 설명하려는 역할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 “최근 조직도 정비하고 실무진도 보강해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만큼 WCC총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