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당선인 경제 기조] 기업활동 가로막는 가시 빼고 성장의 온기 골고루

입력 2013-01-09 21:29


‘규제 개혁, 기업의 사회적 책임, 그리고 따뜻한 성장.’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9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가진 ‘전국 상공인 대표단과의 간담회’는 크게 3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박 당선인의 중소기업에 대한 높은 관심 속에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어지면서 오전 10시에 시작된 간담회는 예정 시간(30분)을 23분이나 넘겨 끝났다.

박 당선인은 먼저 기업 환경 개선을 약속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가계부채 등 올해 경제에 많은 난관이 예상되지만 정부가 기업하기에 좋은 여건을 조성하도록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은 “전반적으로는 활기차게 기업 활동하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당선인은 고용창출 효과가 큰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해 성장과 고용을 모두 이루겠다는 구상을 재차 밝혔다. 그는 그동안 ‘중소기업을 돕겠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해왔다. 당선 후 첫 경제단체 연쇄 면담에서는 중소기업중앙회를 가장 먼저 방문해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고, 지난 4일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 7일 인수위 전체회의에서도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당선인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한 것은 그동안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기업 입장도 힘들겠지만 근로자 입장에서는 가계 생계가 무너지고 절망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달라”며 고통분담을 당부했다. 박 당선인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로 ‘청년 고용 확대’ ‘일자리 정년 보장’ 등을 제시했다.

박 당선인은 ‘앞으로 가능한 자주 만나 의견을 듣는 기회를 만들겠다’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들으며 정책을 펴나가겠다’는 말로 현장 행정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또 “거창한 구호보다는 손톱 밑에 박힌 가시 빼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하면서 “현장에서 겪는 실질적 아픔, 어려움, 고통 제거 노력을 우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건의사항이 봇물 터지듯 나오자 일일이 메모한 뒤 “인수위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일한 여성 참석자인 서울상의 노원구상공회 정기옥 회장은 “중소기업을 살리려고 공공기관 급식에 대기업 진출을 막았더니, 대기업 규모의 중견기업이 차지해 중소기업들은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방명록에 “어려운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서 활기찬 기업 활동이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