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맞은 뽀통령도 스크린 납시었다… 겨울방학 극장가 애니메이션 3파전
입력 2013-01-09 18:32
겨울방학을 맞아 굵직한 애니메이션 세 편이 관객을 찾는다. 세계적으로 애니메이션 산업을 양분하고 있는 미국 할리우드와 일본 작품, 여기에 한국 애니메이션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국 소니픽처스사의 ‘몬스터 호텔’, 일본 거장 다카하타 이사오·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초기작인 ‘빨간머리 앤’, 한국을 대표하는 캐릭터 ‘뽀로로’의 극장판이 그것이다.
뽀로로 슈퍼썰매대모험
3년간 80억원 투입… 24일 韓·中 동시 개봉
어린이들의 대통령 ‘뽀로로’가 올해로 TV애니메이션 탄생 1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첫 극장판 3D 애니메이션 ‘뽀로로 슈퍼썰매대모험’(감독 박영균)이 나왔다. 24일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개봉한다. 한국에서는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아 대규모로 상영될 예정. 중국에서는 6000여개 관에서 개봉된다. 이는 ‘쿵푸팬터’의 5000여개 관의 기록을 넘어서는 것으로 중국에서 개봉되는 애니메이션사상 최대 규모다. 제작기간 3년, 제작비 80억원. 웬만한 실사영화보다 품과 돈이 많이 들었다.
극장판에서 뽀로로와 친구들은 뽀롱마을에서 벗어나 슈퍼썰매 대회가 열리는 노스피아로 떠난다. 국내 기술력으로 탄생한 3D 영상, 설원에서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경주 장면 등 TV시리즈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볼거리를 갖췄다.
유아용 애니메이션이라는 인식 때문일까. 요즘은 일곱 살만 되어도 ‘뽀로로’는 유치하다고 생각한단다. 제작진은 이런 인식을 떨쳐버리기 위해 극장판은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를 타깃으로 해 눈높이를 맞췄다고 강조했다. 어른들에게는 다소 지루하다. TV로만 만화영화를 보다가 처음으로 극장을 찾는 ‘꼬마 손님’이 주된 관객이다. 77분.
빨간머리 앤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초기작… 27년 만에 부활
‘주근깨 빼빼마른 빨간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1986년 KBS TV에서 방영됐던 애니메이션 ‘빨간머리 앤’을 기억하는지. 당시 명작 애니메이션 돌풍을 일으켰던 ‘빨간머리 앤’이 27년 만에 극장판으로 돌아왔다. 화질과 음질을 선명하게 하는 ‘디지털 리마스터’ 작업을 거쳐 개봉하는 것. ‘그린게이블로 가는 길’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개봉 버전은 전체 시리즈 중 맨 앞부분을 담고 있다. 열 살짜리 고아소녀 앤이 캐나다의 한 시골마을로 입양 오게 되는 이야기다.
지금은 일본의 애니메이션 거장으로 군림하는 다카하타 이사오와 미야자키 하야오가 젊은 시절 힘을 합쳐 만든 작품이다. 당시 다카하타 이사오가 작품 전체를 연출했고 그 밑에서 실력을 쌓고 있던 미야자키 하야오는 화면설정과 장면구성을 맡았다.
‘빨간머리 앤’은 캐나다의 여성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1908년작 동명 소설에 두 감독의 섬세한 손실이 더해져 원작을 뛰어넘는 인기를 얻었다. 수채화로 그린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화면은 3D 기술이 활보하는 요즘, 색다른 편안함을 가져다준다.
자의식 강하고 긍정적이며 감수성과 상상력이 풍부한 앤은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던 그 시절, 유례없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어린이뿐 아니라 그 시절의 향수를 가진 어른들도 좋아할 작품. 10일 개봉. 100분.
몬스터 호텔
美 박스오피스 1위… ‘컬투’ 정찬우·김태균 더빙
몬스터(괴물)들이 사는 세상이 있다. 뱀파이어, 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미라, 투명인간 등. 이들의 공통점은 보기와는 달리 인간을 무서워한다는 것. 인간의 출입이 금지된 ‘몬스터 호텔’을 운영하는 뱀파이어는 딸의 118세 생일을 맞아 몬스터 친구들을 초청한다. 그런데 이 자리에 불청객 인간소년 조니가 찾아오고 몬스터들은 ‘멘붕’에 빠진다. 이 영화는 허당 몬스터들과 엉뚱한 인간소년의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2m가 넘는 검은 망토의 드라큘라가 소년이 눈에서 콘택트렌즈를 빼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는 식이다.
3D 애니메이션으로 지난해 9월 미국에서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다른 22개국에서도 개봉 첫 주 1위에 올랐다. “모든 세대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는 창의적으로 즐거운 애니메이션” “날아다니는 테이블과 복잡한 지하실 미로 등 화려한 볼거리에 3D 효과가 더해져 아찔한 경험을 선사한다”는 등 해외 평단의 반응도 좋다. 아담 샌들러, 셀리나 고메즈 등 할리우드 톱스타가 목소리 연기를 했고, 한국에선 ‘컬투’의 정찬우와 김태균이 더빙에 참여했다. 17일 개봉. 91분.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