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더 임파서블’… 쓰나미에 휩쓸린 가족, 살아서 만날 수 있을까
입력 2013-01-09 18:32
크리스마스를 맞아 태국으로 여행을 떠난 한 가족이 있다. 휴가지에 와서도 일 걱정을 하는 헨리(이완 맥그리거), 의사였지만 세 아이를 키우느라 전업주부로 살고 있는 마리아(나오미 와츠). 그리고 어린 세 아들.
크리스마스 다음날, 아름다운 해변이 보이는 고급 리조트에 머물던 이들은 상상하지 못했던 재난을 만나게 된다. 거대한 쓰나미가 몰려든 것이다.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지 않는 광경. 마리아는 쓰나미에 휩쓸려 여기 저기 찢기고 다쳐 떠내려가면서 큰아들을 발견하고, 둘은 혼신의 힘을 다해 손을 붙잡는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사라져 폐허가 된 바닷가, 겨우 야자수 위에 몸을 눕히고 구조를 기다리지만 이미 다리를 심하게 다친 마리아는 혼자 걸을 수도 없는 상황. 게다가 남편과 어린 두 아들은 생사조차 알 수 없다.
2004년 12월 26일 태국에 닥친 쓰나미를 소재로 한 스페인·미국 합작 영화 ‘더 임파서블’(감독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사진)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9.1 규모의 쓰나미로 30만명이 희생된 참사, 이 상황에서 다섯 명 모두 살아서 만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영화의 대부분은 쓰나미 이후의 이야기다. 열악한 시설의 병원에 누워 모든 것을 잃었다고 낙담하는 마리아, 어딘가에 살아 있을지도 모를 가족을 찾아 수색작업을 하는 헨리, 그리고 절망 속에서 엄마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들.
줄거리가 뻔한 영화인데도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특히 다섯 식구가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자꾸 어긋나는 장면에서는 속이 타들어간다. 그러다가 막내가 형의 목소리를 듣고 형의 이름인 ‘루카스’를 연달아 부르며 맨발로 달려와 안기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핑 돌 정도.
나오미 와츠의 열연이 돋보인다. ‘킹콩’의 연인 와츠는 이 영화에서 다리의 살점이 떨어져나간 극한의 상황에서 전혀 모르는 아이까지 구하는 헌신적이고 강인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영화로 13일(현지시간) 열리는 제70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쓰나미 장면은 컴퓨터그래픽이 아니다. 실존 인물인 알바레즈 벨론 가족이 쓰나미를 겪은 실제 장소에서 촬영됐다. 특수효과 회사 6곳이 함께 모여 100m 길이의 수조를 제작하고, 4t이나 되는 물을 거대한 크레인으로 계속 옮기며 공들여 찍었다. 17일 개봉, 12세가.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