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다음세대를 세우자] (1) 시리즈를 시작하며 / 좌담
입력 2013-01-09 18:26
“교회에 어린이 기도소리 크게 울리는 길을 찾아야”
국민일보는 2013년 새해를 맞아 다음 세대를 세우기 위한 프로젝트로 ‘한국교회 다음세대를 세우자’를 매주 목요일마다 연재한다.
이 지면은 온누리교회 인투교육연구원 하신주(55) 원장, 라이즈업 무브먼트 대표 이동현(44) 목사가 격주로 기고하게 된다. 기획 연재에 앞서 기고자 두 분과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과 박상진(54) 교수를 초청, 지난 5일 국민일보 5층 회의실에서 기획 관련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이들 교육 전문가들은 교회교육의 회복과 다음 세대 부흥을 위해서는 말씀과 기도라는 근본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하고 약화된 가정 내 신앙교육과 자녀들의 내적 치유를 회복의 중요 키워드로 꼽았다.
▶참석자
박상진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 이동현 라이즈업 무브먼트 대표, 하신주 온누리교회 인투교육연구원장
(사회=김무정 종교부장)
-한국교회의 교회교육은 참으로 중요한 부분이다. 현실적으로 지금 무엇이 가장 문제인가
△박상진 교수=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사역자의 문제로 교역자와 교회학교 교사의 복음의 열정이 전과 같지 않다는 것이다. 헌신적인 사역자가 전보다 줄어든 상태에서 교육자의 열정과 소명감 약화는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실패하게 되고 이는 교회학교 침체로 이어지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아이들과 교육자 간 문화적 접촉점이 상실됐다는 것이다. 교회와 교회교육자는 현재의 변화하는 시대와 아이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예배, 설교, 주일학교 성경공부 등 모두가 아이들과 어긋나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장 중요한 세 번째는 교회학교가 아이들의 실존적 삶과 괴리돼 있다는 것이다. 학업과 성적 문제가 아이들의 고민 가운데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교회는 교회, 학업은 학업인 상태로 분리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들은 아이들을 교회학교에 보내는 것으로 자녀 신앙교육을 다한다고 생각한다. 신앙이 아이들의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연결해 주어야만 한다.
△이동현 목사=교회에서 부흥과 변화는 말씀과 기도 외에는 다른 방법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오늘날의 교회는 이런 기독교의 기본적 원리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했다. 교회교육이 세상의 방법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스킬(기술)로 접근해야 한다는 논리는 기독교의 패배감과 연결돼 있는 것 같다. 말씀과 기도라는 기독교의 기본 정신으로 청소년은 물론 어른도 변화시킬 수 있다. 또 교회교육이 세상의 교육을 이겨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아니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전제가 돼야 한다. 요즘처럼 교회가 주일에 아이들을 붙잡아 두고 최소한의 신앙을 잃지 않게 만들려는 생각이 잘못됐다. 교회교육이 ‘맥시멈(최대)’이 아닌 ‘미니멈(최소)’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 교회교육의 문제다.
△하신주 원장=현장에서는 마음속에 엄청난 고통과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아이들을 쉽게 만나게 된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조차 조금만 마음을 건드리면 통곡을 하고 운다. 하지만 고통 가운데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를 잘 활용하면 엄청난 부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교회교육이 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가. 이는 믿음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진짜 믿음을 아이들에게 전하면 아무리 게임 중독이나 우울증으로 무너져 있는 아이들도 1분 안에 바뀔 수 있다. 현장에서는 이런 일을 많이 체험하게 된다. 이를 위해 아이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진짜 믿음이 무엇인지 교단 차원에서, 신학교 교수들께서 연구해 주기를 바란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교회적 대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박=기독교교육학이 발전하면서 교회학교는 전에 비해 상당히 전문화됐다. 하지만 교회학교의 시스템과 기술, 여러 가지 문화 프로그램 등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정작 신앙교육의 주체인 부모들이 신앙교육으로부터 멀어졌다. 열정적인 신앙을 가진 부모들도 자녀 교육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세상적인 것이 오늘날의 모습이다. 이처럼 자녀 교육에 있어서만큼은 세상의 부모와 다를 것이 없는 부모의 이원론적 가치관 속에 교회학교에서 1주일에 10∼20분 받는 신앙교육으로는 이미 어그러진 아이들의 가치관을 변화시킬 수 없다. 다음 세대 교육을 논할 때는 부모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하=사역 현장에서 비슷한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의 현실은 부모가 변화할 때까지 기다리기 힘든 게 사실이다. 오히려 어떤 경우에는 아이들이 변화해서 부모가 변화하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무엇으로 변화시킬 것인가이다. 교회는 보이지 않는 영적인 세계, 즉 말씀에서 가장 확실한 것을 꺼내 세상에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따라온다. 전에 기독교상담학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많은 좌절을 했다. 기독교 교육은 인본주의적 바탕에 기독교적인 내용을 접목시키는 방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다시 한번 부탁드리면 교단과 신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기초공사’를 해 줄 수 있는 믿음에 대해 연구해 주기를 바란다.
△이=교회 안의 다음 세대 교육은 다음 세대를 통해 교회 전체 구조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 새로운 구성원(차세대)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결국 교회 전체의 구성원이 바뀐다는 얘기다. 더 이상 지금처럼 교회와 교역자들이 현재의 구조(숫자)를 유지하는 것에 사역의 방점을 두어서는 안 된다. 문제의 대상이 되어 있던 청소년들이 스스로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해법이 될 수 있다. 아이들 스스로 새로운 사고, 복음의 능력으로 무장한 청소년들로 자라나야만 교회가 바뀔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 40년의 광야 생활을 주신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첫째는 훈련이고, 둘째는 새로운 구성원 양육이다. 교회교육도 이제 이런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 라이즈업코리아에서는 1년에 한 번 도시에서 대규모 전도집회를 연다. 집회를 통해 생명이 전해지는 것을 아이들이 목도하게 하고 직접 복음 전파의 역할을 감당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부분들에 대해 교회가 어떤 사역을 펼쳐야 할 것인가
△박=성공하는 사역에는 원리가 있다. 성공의 원리를 추출해 일반 교회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스며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선 복음의 사람인 사역자를 세우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성공의 원리가 정착돼 지속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제공해야 한다. 또 성공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교회와 가정, 학교 간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교회학교에 커리큘럼을 제공하기 위해 교단별로 교재 발간과 프로그램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교육 생태계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 필요하다.
△이=다음 세대 문제가 지금 부각돼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람을 세우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또 현실적으로 다음 세대를 잃어버린 교회에는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다. 교회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안도 생산돼야 한다. 더 나아가 한국교회가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 사역이 결국 한국교회의 새로운 부흥의 토대가 될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하=계속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교회교육 전문가들이 믿음에 관해, 기초에 관해 연구해 주셔야 한다.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모든 신학대학 교수들과 현장 사역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토론하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인투교육연구원이 12년간 연구하고 도전하고 시도했던 것은 결국 단 한 가지다. 아이들의 신앙의 기초, 믿음의 바닥에 세우는 철학과 원리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기초를 세우는 교육, 교회를 세우는 교육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토론과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 그러면 어느 순간 한 가지 결론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성령은 단 한 분이시기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이제부터라도 다음 세대 사역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정리=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