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케네스 배 인도적 대우 요구”… 리처드슨, 미사일 발사·핵 실험 중단 압박
입력 2013-01-10 00:26
평양을 방문 중인 빌 리처드슨 전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가 북한에 억류 중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를 정당하고 인도적으로 대우할 것을 북한 당국에 강하게 요구했다고 AP통신이 9일 보도했다. 그는 또 북측에 미사일 발사 및 핵 실험을 중단하고 휴대전화, 인터넷을 개방하라고 압박했다고 강조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평양 주재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시민들은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이들 메시지가 여러 외무성 관리 및 과학자들에게 전달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그의 방북 시점을 둘러싸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북한을 압박해야 할 시점에 방북하는 것은 오히려 북한의 기를 살려주는 것이라는 입장을 보여 왔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북한 관리들이 자신의 요구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등은 이날 김일성종합대학 전자도서관과 평양 인민대학습당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슈미트 회장은 김일성종합대학 학생들이 검색 엔진 구글을 통해 정보를 검색하고 개방형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를 활용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리처드슨 일행은 10일 평양을 떠나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들의 북한 내 활동을 설명할 예정이다.
그러나 리처드슨 일행에 대한 미국 보수주의자들의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지냈던 존 볼튼은 “(이들이) 북한 김씨 일가의 정치적 홍보에 이용된 미국인 명단에 합류하게 됐다”고 비꼬았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