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적 표심’ 박준영 포탄에 호남이 발칵… “의도된 정치 발언” 비난 쇄도
입력 2013-01-09 19:41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대선 호남 표심을 ‘충동적’이라고 폄하한 데 대해 호남지역이 들끓고 있다. 의도된 정치적 발언이라는 격한 비난들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유감을 표시하며 사과했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9일 광주지역의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 지사 발언을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호남 표심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지사에게 직격탄을 맞은 호남지역 민심은 마치 벌집을 쑤셔놓은 듯하다. 광주·전남지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YMCA 등 22개 단체로 구성된 시민단체협의회는 이날 오후 성명서를 내고 박 지사의 발언을 ‘천박한 총리바라기 박준영 전남도지사 망언’이라고 규정했다. 협의회는 “호남민의 뜻을 헤아려야 할 행정수장이 오히려 호남표심을 왜곡하고 충격적인 망언으로 지역민들께 모욕감을 안겨줬다”면서 “권력의 양지를 좇는 그의 태도는 평소 지역민을 무시해 온 속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박 지사는 도지사 자격도, 총리후보 자격도 없다”며 즉각적인 지사직 사퇴와 대국민 사죄를 촉구했다.
참여자치21 광주지부 오미덕(49) 사무처장은 “박 지사 발언은 의도된 것으로 자신의 정치적 영달을 위해 도민을 판 꼴이다”고 격분했다.
민주당은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박 지사의 출당 조치 등 징계 여부 등은 아직 거론되지 않고 있다. 박용진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깊은 유감을 표하고 국민들께 사과 말씀을 전한다”면서 “이 (박 지사의) 발언으로 큰 상처를 입은 지지자와 호남인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소속 단체장으로 대선 후보 선출에까지 나섰던 당내 중진인사가 어떻게 이런 발언을 했는지 매우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박 대변인은 또 “박 지사가 아침에 ‘민주당이 잘해야 한다. 호남 분들의 심정을 헤아려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입장을 밝혀 왔다”고 해명했다.
무안=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