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 청진항에 해군 기지 추진… 亞·太지역 영향력 극대화 야욕
입력 2013-01-08 22:03
중국이 향후 10년 내 북한 청진항에 해군 기지 설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영 신화통신 계열 주간신문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 최신호(4일자)가 보도했다.
중국 민간 기업과 북한 당국이 청진항 개방에 합의하는 계약을 맺은 적은 있지만 중국이 해군 기지 건설을 추진할 것이라는 보도는 처음이다. 이는 중국이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에 맞서 청진항을 자국의 아시아·태평양 역내 영향력 극대화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중국이 이미 청진항에 대규모 투자를 하기로 한 상황에서 군사적 용도로까지 추가 활용할 경우 북한의 중국 종속 현상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신문은 ‘해군이 해외전략 거점을 건설할까’라는 제목의 평론을 통해 중국 해군이 국제 관례에 따라 청진항 등을 해외 전략 거점으로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청진항을 이른바 차항출해(借港出海·항구를 빌려 바다로 나간다) 전략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중국 해군이 청진항을 확보할 경우 동해를 통해 태평양으로 곧바로 나갈 수 있는 만큼 전략적 의미가 크다.
중국은 이미 동해 출구인 청진항과 나진항 부두 사용권을 확보한 상태다. 중국 지린성 투먼(圖們) 소재 옌볜하이화(延邊海華) 그룹은 지난해 9월 평양에서 북한항만총회사와 계약을 체결, 청진항 3·4호 부두를 30년간 공동 관리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의 촹리(創立) 그룹은 2008년 나진항 1호 부두 사용권을 확보해 중국 두만강 유역에서 동해로 진출하는 뱃길을 확보했다. 중국 측은 이후 추가로 나진항 4·5·6호 부두 건설권과 50년 사용권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중국 해군이 청진항을 포함해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 13곳, 아프리카 6곳 등 모두 19곳에 군 기지를 설치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방 국가들처럼 해외 군사기지를 만들지 않더라도 해군의 거점 항구로는 활용할 수 있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이 경우에도 중국은 해외 보급기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함정의 정박과 수리를 할 수 있게 된다. 중국 해군이 첫 번째 해외 전략 거점으로 삼으려는 곳은 인도양으로, 유류 및 보급품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남혁상 기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