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SOC 등에 재정 집중 투입”… 정부, 외환시장 공개적 구두 개입

입력 2013-01-08 19:14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부의 경기대응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가파른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에 정부는 공개적인 구두 개입에 나섰다. 실물 경제도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회복이 더딜 것으로 전망되자 상반기 사회간접자본(SOC)과 일자리 창출 등에 재정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8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투자 부진과 환율변동 확대 등 국내 경제의 불안요인이 지속되고 있다”며 “금융·외환시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가 그린북에서 금융·외환시장 불안에 대응할 뜻을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2009년 2월 이후 처음이다.

김정관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최근 국제금융정책국이 외환시장의 주요 매수 세력과 역외 세력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고 한 내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핫머니 등 비정상적인 자금흐름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그린북에서 국내외 경제와 관련해 언급한 내용도 이전보다 훨씬 구체적이다. 기재부는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부채한도를 높이는 협상이 미흡해 앞으로 2개월간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경제 전망에서는 투자 부진을 명시적으로 언급하면서 “경기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투자 심리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식의 모호한 언급과는 크게 대비되는 부분이다. 김 과장은 “투자 부진이 단순히 경기뿐 아니라 성장잠재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걱정”이라며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정부의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투자 감소의 영향으로 전월보다 0.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날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경기둔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상반기 중 SOC와 일자리 지원, 서민생활 안정 사업에 재정을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이들 사업의 경우 경기부양 효과가 크고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세종=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