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김정은 형제들… 北 매체, 철저히 무시

입력 2013-01-08 19:09

북한 김정은 체제 구축 이후 그의 형들이자 한때 김정일 국방위원장 후계자라는 설이 있었던 김정남과 김정철이 북한 매체에 의해 의도적으로 무시당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 당국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생일(8일)을 앞두고 대대적 축하행사를 준비 중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두 형은 전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남과 김정철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권좌에 오르고 나서 일반인의 시야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김정남은 지난해 1월 권력 세습을 비난한 이후 모습을 감췄고, 김정철도 2011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에릭 클랩튼 공연에서 모습을 드러낸 게 마지막이었다.

이들의 부재는 김정은을 북한의 유일한 지도자로 개인숭배화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북한 선전물에서 김정은 체제는 이미 결정돼 있었고 형제 간에 아무런 경쟁도 없었던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은 권력 세습 과정에서 막후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쳤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WP는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들 형제와 달리 가장 어린 여동생은 곁에 두고 있는데, 이는 부친이 사용했던 전략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복형제(김평일)는 국외로 추방했으나 여동생인 김경희와 그의 남편(장성택)에게는 확고한 지위를 부여했다.

다만 북한 전문가들은 어머니(고영희)가 같은 김정은과 김정철이 스위스 베른의 국제학교, 평양의 군사대학을 같이 다닌 점으로 미뤄 김정남에 비해 사이가 더 가까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김정철이 노동당에서 서열 없는 지위를 갖고 있으며 조만간 공적인 자리에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